재계, 안타까움 속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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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이틀째인 19일에도 재계를 비롯해 과학기술계, IT기업, 벤처기업의 추도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1차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로 시작했다. 회의 시작 전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가과학기술위 1차 회의는 지난 199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 이뤄졌다. 그래서 이후에 오늘까지 왔다”면서 “서거하신 김 전 대통령께서 과학기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상기하고자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한승수 총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최시중 방통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재계의 조문도 이어졌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회장단은 이날 오전,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은 오후 각각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조석래 전경련회장과 회장단은 이날 오후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조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 등 18명은 이날 정오쯤 서울광장에 차려진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단체로 조문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박삼구 명예회장을 비롯한 박찬법 부회장, 김창규 아시아나IDT 사장 등 28개사 사장단이 조문했다. 삼성·LG·현대·SK 등 주요 대기업은 장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최고경영자들을 보내 조문할 예정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때처럼 직접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승모 벤처기업협회장은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이민화 중소기업호민관 등과 함께 오늘 9시께 조문할 예정이다. 조문에 앞서 조현정 회장은 지난 1999년 7월 김 전 대통령이 회사를 직접 방문했던 것을 회상하며 “IMF로 경제가 무너져 있을 때 당시 벤처인들이 창업과 고용창출을 통해 한국경제가 희망을 볼 수 있도록 했다”면서 “벤처강국을 이뤄 나가는 것을 더 보여드려야 했는데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과 임원진은 20일이나 21일께 조문할 예정이다. 인터넷기업협회는 “인터넷 기업들은 (벤처 산업 육성을 통해 인터넷 산업이 오늘날 우리 경제의 한 축이 되는 기틀을 다진) 김대중 전 대통령께 많은 빚을 지고 있다. IMF를 극복한 그 힘과 벤처의 도전정신, 나아가 정보사회의 비전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기업들은 김 전 대통령 장례 기간에 축제성 행사를 중지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수요 사장단협의회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축제성 행사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일 에너지의날에 하기로 한 소등 행사도 취소했다. 한편 청와대를 비롯한 대다수 부처가 홈페이지에 근조 팝업 등을 띄우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유형준·장지영 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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