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강남역, 한 커플이 시계상점의 쇼윈도를 응시하고 있다. 방금 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따끈따끈한 커플이다. 상점에 들어가 원하는 디자인의 시계를 하나씩 고른다.
이들이 구매한 시계는 단순한 시계가 아니다. 요즘 커플이라면 누구나 차고 다니는 ‘더 원(The One)’이다. 시계를 찬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찰칵’ 소리가 나며 도킹이 된다. 두 사람이 동시에 초기화 버튼을 누르자, 타이머가 0으로 리셋되며 구동하기 시작한다. 이제 시계는 둘만의 소중하고 비밀스러운 추억을 담아갈 것이다.
시계도 샀으니 맛있는 점심도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신다. 단골 카페에 들러 커피를 주문하고는 서로의 눈을 응시한다. 커플 서약을 할 시간이 됐다는 뜻이다.
나란히 앉은 그들은 손을 잡고 도킹한 후, 동시에 녹음 버튼을 눌러 서로에 대한 사랑의 맹세를 녹음한다. ‘나 B군은 절대 한눈을 팔지 않을 것이며…’
녹음을 마친 그들은 아이스커피처럼 시원한 오후를 보낸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100일이 가까워졌다. 시계는 며칠 전부터 100일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남자친구 B군은 100일 기념으로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맛있는 화덕피자집을 예약했다. 그리고 자신이 찬 시계에 약속날짜를 입력하고, 메시지를 녹음한다. 그날 저녁, 여자친구와 걸어가며 자연스럽게 도킹하고, 전송버튼을 눌러 약속시간 및 녹음내용을 그녀의 시계로 전송한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화장대 앞에 앉아 시계를 본다. B군이 전송한 약속시간이 그대로 설정돼 있다. 검지손가락으로 ‘듣기’ 버튼을 누르자 그의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우리 100일 날 맛있는 화덕피자집을 예약했어. 오후 5시, xx역 3번 출구에서 만나자.’
눈앞에 바삭바삭한 피자가 떠오르고, 그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됐다. 결혼을 준비하려니 자꾸만 싸울 일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시계를 바라본다. 시계는 두 사람이 만난 지 1230일, 함께 머무른 시간이 3520시간임을 알려준다.
‘오늘 저녁엔 오빠와 녹음한 커플 서약을 다시 들어봐야지’ 하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이것은 NC Factory가 만든 두 번째 컨셉트의 시나리오다. 참고로 함께 녹음한 서약은 두 시계가 모두 있어야 들을 수 있다. 헤어지면 영원히 들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컨셉트는 총 6시간의 회의로 만들어졌으며, 자세한 내용은 NC Factory(cafe.naver.com/ncfactory)를 참고하라.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3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4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5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8
앱솔릭스, 美 상무부서 1억달러 보조금 받는다
-
9
STO 법안 여야 동시 발의…조각투자업계 “골든타임 수성해야”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