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때 생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전 주한 미국대사)은 18일(현지시간) “그의 서거 소식에 큰 슬픔을 느낀다”면서 "그는 내가 만난 가장 위대한 아시아인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레그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에 강력한 민주주의를 가져왔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의 화해를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주 서울을 방문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의 병실을 찾아 이희호 여사에게 위로를 전했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와 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레그 이사장은 “50여년간 아시아와 관련된 일을 해오면서 내가 만난 가장 위대한 아시아인 3명이 바로 김 전 대통령과 중국의 덩샤오핑, 싱가포르의 리콴유였다”고 평가했다.
그레그 이사장은 자신이 올봄 김 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이 이런 서한을 작성, 지난 5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한시 그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방북을 권유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이는 그가 최근까지도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레그 전 대사는 지난주 서울 방문 때 많은 한국인에게 ’김 전 대통령이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를 물었더니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면서 특히 한 전직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레그 이사장은 특히 “한국 국민과 유가족들이 김 전 대통령의 삶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는 용감했고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투쟁했으며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하는 한편 햇볕정책을 통해 대북관계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1973년 이른바 ’DJ 납치사건’과 관련해 그는 “나보다 필립 하비브 당시 주한 미 대사가 한국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 “당시 나는 CIA 한국지부장으로서 하비브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어 1980년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때 자신이 헤럴드 브라운 당시 미 국방장관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김 전 대통령을 처형해서는 안 되며 이는 한국 역사의 큰 오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고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후 미국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받아들이는 대신 김 전 대통령을 살려주기로 하는 거래가 성사됐으며 나중에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기도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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