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이 모두를 웃게 한 것은 아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아이폰 열풍으로 애플의 몸값이 수직상승했지만 정작 이를 공급한 통신 사업자들은 단 한곳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모바일 컨설팅 업체 스트랜드컨설트가 통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이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상당한 보조금 부담을 떠안고 서비스에 나섰지만, 실제 수익 증가와는 아무런 연관성을 찾지 못했고 일부는 오히려 역효과를 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스트랜드 보고서는 “조사대상중 아이폰으로 주주가치를 창출한 사업자를 단 한군데도 찾지 못했다”며 “숫자상으로만 보면 아이폰 효과는 볼 수 없었다”고 적고 있다.
아이폰을 도입한 그 어느 사업자도 시장 점유율과 매출, 또는 수익을 늘린 사례가 없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오히려 일부 사업자들은 아이폰 때문에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보고서의 분석을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중인 AT&T는 지난 6월 새로운 버전의 아이폰을 판매하는데 소요된 비용이 이미 지난해 실적에 압박을 안긴 아이폰 첫 모델 판매시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 동남아 최대 통신사업자 싱텔(SingTel) 역시 아이폰 출시에 따른 수익 하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회사는 아이폰만으로 운영 수익이 3∼4% 포인트 가량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유럽 선두권 사업자인 텔리아소네라(TeliaSonera)도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며 이 지역 시장에 아이폰을 공급했지만 시장 점유율이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확대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에서도 이 회사의 ARPU는 지난 2년에 걸쳐 212덴마크 크라운에서 168크라운으로 떨어졌다. 시장 점유율도 변화가 없다. 스웨덴에서는 지난 2년간 1% 포인트의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고 ARPU 역시 떨어졌다.
보고서는 또 통신 사업자들은 그동안 수익 제고를 기대하며 그동안 아이폰에 상당한 보조금을 제공해왔지만 애플이 독점 공급계약방식에서 탈피하면서 통신사업자들의 기회가 더욱 줄어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치슨그룹의 휴대폰 제조계열인 INQ모바일의 프랭크 미한 최고경영자(CEO)는 “통신 사업자들이 잃어버린 수익가치를 회수할 아이폰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랜드 보고서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이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아이폰3GS를 내놓은 애플에 대한 추격에 나섰고 몇몇 중소 통신사업자들은 다른 사업자의 아이폰 고객을 유혹하는데 성공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알렸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중반 첫 아이폰을 출시, 특유의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을 무기로 통신시장의 새 트렌드를 낳았다. 지난 분기에만 520만대의 아이폰이 팔렸고 이는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들이 공급한 2억6800만대에 견줘질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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