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산업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게 될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산업화 바람’이 불고 있다. 향후 30년간 이들 2개 지역에 정부 예산만 5조6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차적으로 유관기관의 이주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된데다 이주를 약속했던 기업들의 집적화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목표로 조성을 시작한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이번 단지 지정으로 첨단의료산업단지라는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충북 오송은 국가생명공학산업단지로서의 위상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인프라 확보차원에서 이전 기관 및 입주기업 점검에 나섰다.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대구신서와 충북 오송의 사업조성 현장을 직접 돌아봤다.
◇활기 넘치는 대구 신서=대구 신서혁신도시는 동대구IC에서 10여분밖에 안 걸리는 경부고속도 인근 교통 요지다.
특히 대구·경북의 풍부한 의료인프라와 포항의 연구개발 인력, 경주 양성자가속기, 구미의 IT 및 신소재 산업기반 등 신서혁신도시 인근에는 첨단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갖췄다.
이곳에 들어서면 신서혁신도시 개발현장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수 있을 정도로 드넓은 용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울퉁불퉁하게 터를 닦아 놓은 곳곳에는 첨단복합단지 용지임을 알리는 깃발이 꽂혀 있고, 덤프트럭이 오가는 등 부지 조성 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혁신도시로 지정됐던 421만여㎡에 이르는 용지를 단지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모두 개발할 수 있을지 우려감이 크던 지역이 금세 분위기가 반전됐다.
대구·경북은 우선 하반기 안에 개발계획을 변경하고 신약개발지원센터와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 등의 용지 공급에 나설 방침을 정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99만㎡에는 한국화이자와 신풍제약, 광동제약 등 신약 및 첨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총 37개 업체가 들어설 계획으로 용지 조성이 검토되고 있다. 공원과 도시지원시설 250만㎡를 제외한 64만㎡ 용지에는 11개 공공기관과 산학연 관련 기관이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첨복 지정이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 두 곳으로 갈리며 집적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데다 정부 지원이 아직은 현실화하지 않아 일부 업체는 입주 재검토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전기업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형일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우수한 연구인력과 의료연구개발기관이 단지에 들어오고, 국제진료센터가 설립되는 등 인프라가 추가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라며 “향후 30년 뒤 생산규모 76조원, 고용창출 82만명에 이르는 글로벌 집적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송, 의료산업의 실리콘밸리 “꿈”=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거리인 KTX 오송역 공사 현장을 지나치자 5분여 만에 오송국가생명과학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단지 입구로 들어서자 시원하게 뚫린 왕복 10차선 도로가 ‘바이오’의 밝은 미래를 연상케 한다.
단지 내 잘 닦인 도로 옆에는 바이오 관련 국책기관 5개와 CJ제일제당 오송공장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국책기관 신축 공사장은 용지 규모만 CJ의 서너 배는 족히 돼 보인다.
오는 2010년 10월이면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식품의약청, 보건산업진흥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독성연구원 등 5개의 국책기관이 이곳에 둥지를 틀게 된다. 전체면적 12만7000㎡, 대지면적 40만㎡ 규모의 용지에 15개 동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다른 곳에는 입주 기관의 배후 도시 역할을 할 주거지역에 20∼3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 건립 공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10년 후면 이곳은 국내 의료산업을 선도하게 될 명실상부한 의료 메카로 거듭나게 된다.
김현익 충북도청 과장은 “첨단 신약 개발지원 시설을 비롯한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 시설, 각종 연구지원 시설 등이 들어서는 내년부터는 첨복단지의 본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국내 의료 산업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 신서=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충북 오송=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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