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업계, 상대 안방에서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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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과 통신업계가 상대 안방에서 맹활약하며, 파죽지세로 방통 영역 파괴에 나서고 있다. 케이블TV업계의 인터넷전화(VoIP) 가입자와 통신업계의 IPTV 가입자가 단기간에 안정적 서비스가 가능한 규모인 5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안방 뺏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 특히 케이블TV업계와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인터넷전화와 IPTV는 주 서비스가 아닌 신규 부가서비스라는 점에서, 양 진영의 이 같은 약진은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이블TV, 인터넷전화서 통신사업 가능성 확인=케이블TV업계는 지난해 초부터 통신 업계의 텃밭이던 VoIP 시장을 본격 공략, 1년여 만에 지난 8월 3일 50만명 가입자를 돌파했다. 케이블TV VoIP 사업자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에 따르면 2008년 초 10만명 수준이었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급증해 올 초 30만명을 찍었고 2일 현재 5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시장 진입 1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로, 케이블TV업계는 이 여세를 몰아 연내 100만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3년 약정하면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는 전용폰은 문자서비스, 근거리 무선통화 등이 가능해 가정주부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최근 티브로드도 전용폰을 내기로 하는 등 인터넷 전용폰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용폰과 결합 상품의 할인 폭을 더 확대해 올해 전화 가입자를 경쟁 업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는 개인시장에 비해 10배 이상 큰 기업시장에서도 최근 흥국생명, 쌍용화재를 잇따라 유치하는 등 본격 행보에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 IPTV로 방송에 승부수=실시간 IPTV 가입자는 최근 하루 평균 5000명씩 급증, 지난 10일 50만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 약 20일만인 8월 2일 60만의 벽도 깼다. 역대 뉴미디어 가운데 최단기간에 5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기록도 보유하게 됐다. 특히 VOD서비스를 통해 IPTV에 맛을 들인 프리IPTV 가입자들이 잇따라 실시간 IPTV 가입자로 전환하고 있어, 그 기세는 하반기들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서비스 모델의 다양화가 가입자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IPTV의 서비스 모델은 지방자치단체·금융권·종교단체의 그룹서비스로 다양화하더니, 이제는 교육·의료·공공·장병면회·농림수산물 산지직거래 등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통신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e비즈니스의 툴이 반영되면서, 양방향 쇼핑 및 결제까지 가능한 T커머스 기반의 IPTV결합 모델도 탄생해 전망이다.

 케이블TV와 위성TV 등 관련업계에서는 IPTV가 디지털케이블TV와 차별화되는 것이 전혀 없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견해를 거두지 않고 있으나, IPTV업계는 ‘모바일성’ ‘무한 확장성’ ‘다기능의 양방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결합상품 경쟁으로 방송·통신 전문 영역 붕괴=방송과 통신 진영의 마케팅 최전선은 결합상품시장이다. 실제로 인터넷전화와 IPTV 가입자의 대부분이 묶음판매에 의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케이블TV업계와 IPTV업계 모두 결합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케이블 인터넷전화 가입자 중 인터넷까지 함께 사용하는 가구가 전체의 90%에 달한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8월 현재 케이블TV 인터넷 가입자가 280만명 정도여서 이들 중 절반 정도만 결합 상품으로 묶는다면 100만 돌파도 어렵지 않다는 계산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 측은 “최근 티브로드도 전용폰을 내기로 하는 등 인터넷 전용폰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용폰과 결합 상품의 할인 폭을 더 확대해 올해 전화 가입자를 경쟁 업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IPTV진영도 마찬가지다. IPTV업계 관계자는 “기본 유무선 통신서비스에 IPTV를 묶는 결합상품은 초기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IPTV의 마케팅 툴로는 최적”이라며 “다양한 상품을 기획해 IPTV 저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합상품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주체가 방송진영인지 통신인지에 대한 구분보다 서비스 자체가 구매 포인트가 되기 때문에, 방송·통신 경계 사라지고 경쟁 활성화를 통한 서비스질 향상 및 산업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

 심규호·한정훈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