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委, 온실가스 감축 3개 시나리오 업계 반응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온실가스 배출전망(BAU)과 감축 시나리오 비교

 녹색성장위원회가 4일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3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이에 따른 파장에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단은 정부의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하지만 해당 업계가 처한 상황에 따라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찮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감축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왜 지금인가=감축목표 발표 시점을 놓고 말들이 많다. 교토의정서상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으로 분류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로서는 국가 경제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 감축안 발표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녹색위 관계자는 “선진국들에 떠밀려 감축의무를 부과받기 보다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준의 감축목표를 자발적으로 발표, 이를 협상을 통해 관철시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고 밝혔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우, 경제적 손실을 보다 줄일 수 있고 특히 녹색성장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계산도 이번 발표의 배경이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우선 기업 측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산업 등 저탄소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달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녹색성장 5개년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바로 실천적 목표를 담은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내놓음에 따라 정부의 녹색성장전략에 대한 의지와 유효성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예측가능성이 확보되면 상당수 기업은 조기 대응 체제를 갖추고 미래 녹색시장 선점과 성장기회 포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매년 크게 증가해온 에너지 수입비용의 감소를 불러와 국제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결국 가계소득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업계 반응=삼성전자의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은 국제적인 트렌드이고, 이를 피하고는 기업이 생존하기가 어렵다”며 정부가 추후 확정할 목표치 이상을 달성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경영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LG전자도 정부가 내놓는 감축안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특히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업종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시나리오에 산업별 특성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 수 없어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비용부담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녹색위의 3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부담이 적은 안도 2020년까지 2005년 배출량에서 8%가량 늘어나는 정도지만 포스코의 배출량 증가세는 이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비슷한 처지다. LG화학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전 국가적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전제하면서 “산업별 특성을 감안해 각 시나리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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