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점, 서비스와 연계해 신산업 창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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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 유발 효과가 서비스업은 물론이고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정부 정책과 국책 연구보고서 방향은 제조부문을 해외로 이전하는 대신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쪽을 향해 이른바 ‘역주행’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산업기술진흥원의 ‘지식경제시대 제조업 기반 산업발전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은 다른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정도를 나타내는 생산 유발 효과가 최종재 1단위에 대해 2.064로 서비스업의 1.695는 물론이고 전체 산업평균 1.926에 비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산 중간재를 많이 쓰면 쓸수록 지수가 높아지는 후방 연쇄 효과지수도 1.071로 타 산업에 비해 가장 높았다. 역으로 최종재의 중간재로 쓰이는 비율인 전방 연쇄 효과지수도 1.038로 타 산업을 앞질렀다.

 제조업은 또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를 탈출시킨 일등 공신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올해 들어 34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 전체 산업 중 무역흑자 1위를 기록했다. 휴대폰도 264억달러의 무역흑자로 흑자 품목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 2006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8%로 미국의 12.9%와 영국 13.6%(2005년)보다 배 이상 높은 우리나라 제조업이 비중만큼 제 구실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일부 정부 정책이나 국책 연구보고서는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생산 등 제조부문을 해외로 적극 이전하고, 서비스업 경쟁력을 높여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른바 ‘탈제조업’ 전략으로까지 해석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제조업의 현재적 역할은 물론이고 미래 가치까지 부정하는 논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좋으나 기간 산업인 제조업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산업 특성상 경제성장 기여도나 고용 비중 등이 극히 완만한 성장세 또는 정체될 수밖에 없는 제조업 구조를 ‘경쟁력을 잃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해 제조업이 파생시키는 새로운 서비스 및 신산업, 제품에 내재화시킨 서비스·콘텐츠 산업 등 ‘제조+서비스’의 융합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민화 산업기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휴대폰 제조업체에서 오픈, 운영하는 플랫폼(앱스토어) 서비스는 제조업 기반 서비스 신산업 창출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며 “제조업을 자체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산업을 포함한 다른 산업 강화의 근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든든한 국내 제조기반에 바탕을 둔 서비스업의 창출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지속적이고도 안정적인 경제 성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