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 세계 e북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아마존 ‘킨들’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27일 선보인 전자종이 단말기(모델명 SNE-50K)는 아마존을 꺾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 e북 시장은 연평균 37% 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으로 삼성전자의 역할이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e북은 킨들과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전자책과 신문, 잡지 등 ‘읽는’ 기능에 충실한 킨들과는 달리 ‘읽고 쓰는’ 다기능 디바이스를 추구한다. 삼성 e북 단말기는 실제 종이와 비슷한 전자종이에다 메모장이나 캘린더와 같은 일정관리 기능을 넣어 자신의 글씨체로 직접 쓰고 저장할 수 있다.
삼성 측은 “핸드라이팅 기술을 넣은 e북 단말기는 세계 처음”이라며 “제품 기획 초기부터 e북 단말기와 e다이어리 기능이 결합된 형태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디자인 자체도 5인치 디스플레이에 9㎜의 두께로 맞춰 이동성을 최대한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7인치에서 9인치로 커지고 있는 킨들과 다른 행보다.
용량도 차이가 크다. 삼성 e북 단말기의 경우 512MB로 책 400여 권이나 8000장 분량의 메모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킨들DX의 경우 4Gb로 책 3500권을 저장할 수 있다. 8배 이상 차이난다. 삼성 측은 “하루에 책 한 권만 본다고 해도 1년에 400권을 보겠냐”면서 “400권이 결코 작은 용량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책을 다운로드 받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킨들DX의 경우 와이어리스를 채택해 단말기 자체에서 직접 신문이나 잡지, 도서 등을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삼성의 전자종이 단말기의 경우 통신기능은 사용할 수 없고 PC와 연동해 다운받는 방식이다. 신문이나 잡지 등은 아직 서비스 되지 않는다.
삼성은 이 제품을 앞세워 국내 e북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소니 구글 북스, 애플 아이팟, 림 블랙베리와 국내 중소업체인 네오럭스 누트 등이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전자책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단연 킨들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e북 단말기가 킨들의 아성을 꺾을 수 있을 것인가 주목되는 이유다.
삼성전자 측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통신기능 등 새로운 기술이 결합된 새 e북 단말기를 준비 중”이라며 “내부에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만큼 모든 기술을 고려해 최적의 단말기를 내놓을 계획으로 내년 1월쯤이면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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