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전로봇 사업이 연구·개발(R&D) 및 기업지원 등 핵심은 빠진 채 인프라 구축 위주로 추진돼 ‘반쪽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사업이 반쪽으로 축소된 이유가 국비지원에 따른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행정착오 때문으로 드러나 향후 책임 공방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광주시와 광주테크노파크(GJTP)는 올해부터 오는 2011년까지 3년간 총사업비 282억원을 투입해 ‘가전로봇 특화육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광주테크노파크 안에 1만6500㎡ 규모로 가전로봇특화센터를 건립해 80여종의 장비를 도입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사업은 광주시가 지난 4월말 지식경제부 공모에 선정됐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해 볼때 사업예산 및 기간이 크게 축소됐다. 당초 시는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국비 300억 등 총 440억원을 투입해 △인프라 구축 △R&D △기업지원 △인력양성 등의 가전로봇 특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중앙정부와의 최종협약에서는 총사업비가 440억원에서 282억원으로 삭감됐으며, 사업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다.
이처럼 광주가전로봇사업이 크게 축소된 것은 처음 국비 300억원이 지원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경부와 광주시 등은 예타조사 의무조항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사업비를 줄여 추진하기로 하고 가전로봇센터를 짓고 장비를 구입하는 인프라 구축 사업만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가전로봇 업체를 육성하고 기술개발을 지원할 핵심사업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시 및 TP 관계자는 “중앙정부 사업 심사 및 협약과정에서 예산 항목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사업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기업지원과 R&D 사업 유치는 건물과 장비 등 인프라 구축이 끝난 이후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역 업계는 광주가전로봇산업을 시급히 육성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 보다는 기업창업 및 마케팅, R&D를 지원하는 사업이 우선시돼야 한다면서 사업효과 반감을 우려했다. 또 국비지원 사업에 대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하다 빚어진 행정착오에 대한 책임을 피해 가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사실상 가전로봇기업이 전무하다시피한 광주지역상황에서 정작 기업은 없고 건물과 장비만 구축해놓으면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기업지원과 R&D사업은 로봇산업에 뛰어든 다른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유치해야 해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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