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내수 비중 감소 속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외변수에 더 민감해졌다는 의미로,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을 통해 대외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확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내수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에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86.5%에서 지난해는 79.9%로 6.6%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같은 기간 OECD 회원국의 내수 비중 평균은 2000년 78.8%에서 지난해 79.3%로 오히려 늘었다. 호주가 10.3%P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캐나다 9.6%P, 노르웨이 8.8%P 순이었다. 반면 아일랜드는 -6.5%P로 우리나라와 감소폭이 비슷했으며 아이슬란드(-6.2%P), 독일(-4.8%P), 네덜란드(-4.6%P)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내수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내수 성장률 및 경제성장 기여도가 과거의 절반으로 떨어졌고 반대로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내수가 위축되고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 우리나라 경제가 대외 변수에 취약해지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0년∼1997년 국내 경제의 경기 변동성은 2.0% 수준이었으나 2000년에서 올해 1분기까지의 변동성은 평균 2.9%로 50%가량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5.1% 성장을 기록해 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반대로 0.1%로 회원국 내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경기변동성이 크다. 경기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소비와 투자 변동성은 2000년대 들어 각각 3.8%, 14.5%로 확대돼 경기 진폭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내수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과제로 △중간 부품소재 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내수 선순환 구조의 복원 △서비스 산업 육성 △가계 소비여력 확충 △경기확장적 정책의 유지 △기업 투자 유인을 위한 정책 마련 △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거시경제팀 강석구 차장은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육성, 부품소재산업 육성, 소비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조치와 함께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권상희·서동규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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