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이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공동 기술개발 시 정부가 자금 조성을 지원하는 한편 부품소재 개발 프로젝트에 구매파트도 함께 참여해 수요 기업의 실구매를 유도하는 등 실질적인 소재 산업 육성 전략이 마련된다. 정부는 이를 발판으로 현재 세계 7위인 우리나라 소재 산업을 오는 2018년 세계 4대 소재 강국 반열에 올려놓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15일 르네상스 서울 호텔에서 열린 ‘소재산업 발전을 위한 세미나’에서 선진국 종속형 산업구조로 고착화되는 것을 막고 글로벌 소재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 같은 발전 전략을 9월께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훈 지경부 주력산업정책관은 “연간 3500억원의 부품소재 R&D 예산 중 소재 예산 비중이 30%로 그동안 부품에 치중했다”며“ 하지만 내년 기점으로 소재 R&D 예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등 부품소재 R&D 축을 소재 분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소재 R&D 규모도 늘려, 그동안 부족했던 소재 분야의 지원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산업은행 펀드 등 인수자금을 조성해 국내기업의 해외 소재기업 M&A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 산업정책관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면서 기술 습득이 어려운 소재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하고자 라이선스 또는 M&A 지원을 신경쓰고 있으며 실제 몇몇 대기업과 매물로 나온 해외 소재 기업의 M&A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기존 소재 개발단계에서는 수요 기업의 개발부문만 참여했으나 앞으로 구매부문도 함께 참여하도록 해 소재·부품·수요 기업 간 연계를 한층 강화,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전 주기적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소재 R&D 추진 체계에도 큰 변화를 주기로 했다. 기계연구원·세라믹기술원·화학연구원·재료연구소 등의 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갖도록 과제 참여방식·연구비 배분구조 등에 차별화를 두기로 했다. 추진 기관의 통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
정부가 이처럼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은, 2000년 이후 추진해온 부품소재 발전정책이 부품 위주의 단기적인 기술개발에 편중됨으로써 소재 분야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력분야인 디지털가전 분야는 일본 소재가 글로벌 시장의 66%를 점유할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높아 앞으로 대일 무역적자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 정책관은 “일본,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미래 소재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앞으로 소재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기술종속국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소재산업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장영원 포스텍 교수, 성창모 효성기술원장 등 국내의 산학연 관계자들이 패널로 나와 일본의 소재산업이 주는 시사점과 국내 여건에 적합한 발전방안 도출을 위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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