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투자 바통 이어 받아야"

 상반기 경기 침체를 막는 버팀목이었던 정부의 재정투입 여력이 하반기부터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등 민간부문의 투자의욕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따라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촉구하는 등 하반기 경기에 대해 우려감을 드러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윤증현 장관 주재로 제17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실적과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올들어 6월까지 본예산 집행관리대상 257조7000억원중 167조1000억원을 집행해 연간 집행률이 64.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집행계획인 156조1000억원(60.6%)을 4.2%(11조원) 초과하는 실적이다. 또 추경예산 집행관리대상 15조1000억원중 4조4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정부는 총 집행관리대상 272조8000억원중 62.9%인 171조5000억원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상반기에 집중 투입했다.

 이같은 상반기 집중 투입은 하반기 재정투입 여력 약화로 이어졌다. 상반기 조기 집행에 따라 총 집행관리대상중 37.1%인 101조3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의 60% 수준으로 상반기 국내 경기를 견인했던 재정효과를 하반기에는 크게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민간이 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을지 여부가 하반기 국내 경기 상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정부도 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요구하는 등 재정투입 여력 약화에 따른 경기 부진을 우려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정부는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R&D 지원 강화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거의 다했다”면서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소비세 세제 혜택을 줬고 신차 구입시 취등록세 감면도 해줬다”고 기업의 역할을 요청했다.

 그는 “이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결국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산업은 자동차”라면서 “자동차 업계도 정부의 노력에 대해 무엇인가 상응하는 움직임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반영해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줘야 한다”면서 “상반기까지는 재정 조기집행으로 버텨왔지만 하반기 이후까지 재정이 버티는 데는 어려움이 많아 민간의 설비 투자 확대로 경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는 보도와 관련해 그는 “90년대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잠재성장률이 4%대로 떨어졌고 이제 3%까지 떨어졌다는 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와 이런 식으로 가면 2%대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도 안 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조로해버리면 안되므로 기업도 투자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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