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컬러필터 97% 자체 조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분기 국가별 컬러필터 조달 경로

우리나라가 LCD 패널 핵심 부품인 컬러필터(CF) 시장에서 전세계 수요와 생산 모두 점유율 절반을 넘어섰다. 올 들어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시장 지배력이 확대된데다 이들 양사가 자체 생산·조달하는 이른바 내재화 전략이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1분기 19인치 와이드형 모니터용 LCD 패널을 기준으로 월평균 CF 조달 규모가 2588만7000장을 기록, 전세계 수요 4338만7000장 가운데 60%를 차지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의 가동율이 대만·일본·중국 등 해외 패널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까닭에 전세계 CF 수요를 거의 독차지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월평균 2509만1000장의 CF를 자체 생산함으로써 전체 CF 조달 물량의 96.9%를 내부에서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 남짓한 극히 일부 물량을 전통적인 일본 CF 업체 등으로부터 조달했다. 우리나라의 CF 내재화 비율은 경쟁국인 대만의 93.3% 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처럼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인 CF를 거의 전량 자체 해결하는 것은 최근 전세계 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게 디스플레이서치의 분석이다. CF의 경우 유리기판과 함께 과거 일본계 업체들이 독식했던 분야로, 해외에서는 지금도 엔화 결제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처럼 엔고 추세에서는 대만은 물론 일본·중국의 LCD 패널 업체들도 우리나라 보다 가격 경쟁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현지에 CF 라인이 전무한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더 큰 어려움을 안게 되는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더욱이 조만간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8세대 이상 대형 LCD 라인 증설 투자에 나설 경우 CF 내재화로 인한 부품 수급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만 LCD 패널 업체들도 갈수록 CF 내재화 비중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최근 중국에서는 일본 CF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근래 중국내 LCD 패널 업체들이 현지 합작 투자를 통해 일본 CF 업체들을 자국에 끌어 들이려는 것으로 안다”면서 “유리기판이나 CF 등 핵심 부품의 경우 수급 경쟁력이 결국 시장 영향력으로 직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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