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우리가 개발한 와이브로가 4세대(4G) 이동통신의 틈새가 아닌 주력기술로 부상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더 큰 그림을 그리면 삼성전자와 노키아지멘스의 와이브로 협력은 4세대(4G) 통신의 판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앞선 기술과 상용화 실적을 갖춘 삼성전자가 얻는 이익은 부수적인 효과다. 조금 이른 관측이지만 한국도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를 보유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 통신장비도 ‘톱’=삼성전자가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22개국 23개 와이브로 사업자 중 20개 사업자에 장비를 납품했지만 시장은 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아 등 제3세계에 머물렀다. 스프린트넥스텔에서 분사한 클리어와이어가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아직 몇 개 도시만 서비스하는 수준이다.
그 동안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 ‘3군’에 분류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이 같은 설움을 한 번에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노키아지멘스를 통해 유럽 등 본격적인 선진국 시장과 메이저 통신사업자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통신사업의 특성상 믿을 수 있는 구축 사례로 첫 단추만 꿰어낸다면 다음부터는 일사처리로 진행될 수 있다.
◇와이브로 ‘전화위복’=최근 와이브로는 국내 2대 장비업체인 포스데이타의 사업포기, 국내 사업자의 투자 부진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특히 오는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스웨덴 방문에 맞춰 에릭슨이 2조원 투자를 약속할 것이라는 소식은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의 안방마저 LTE에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 같은 에릭슨의 공격적인 행보가 삼성전자와 노키아지멘스의 협력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오히려 이번 양사의 협력으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유럽 선진국이 와이브로 도입의 포문을 연다면 와이브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와이브로의 약세 우려는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오히려 빠르면 2013년에야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LTE에 앞서 주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 주도 ‘4G 큰 그림’=이번 계약으로 노키아지멘스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모바일 와이맥스 연구를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그 만큼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지멘스가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동일한 기술로 삼성전자의 뒤를 쫒는 것보다 시장을 키워 나누겠다는 전략이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다. 4G를 겨냥, 개발하던 두 가지 기술 중 하나를 삼성전자에 의지한다는 점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나아가 양사 간 LTE에서의 협력까지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노키아지멘스의 모기업인 노키아는 LTE 기술표준을 만드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표준화기구(3GPP) 의장단에 각각 최다인 6명의 의장단을 배출했다. 총 61명의 3GPP의장단 중 최다 보유다. 양사가 협력하면 LTE의 기술 표준을 선정하는데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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