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프로그램 디렉터` 도입 100일

 지경부가 R&D효율화를 위해 도입한 민간 ‘프로그램 디렉터(PD)’ 제도가 도입 100일을 맞이했다. 비 공무원이 국가 R&D과제 기획과 평가, 관리까지 책임지는 PD제도는 도입초기 혼선에도 불구하고 점차 제 자리를 잡아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지경부는 IT융합, 이동통신, RFID/USN, 풍력 등 11개 분야 민간PD를 선정한 바 있다.

◇PD, 어떤 사람들이 뽑혔나-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자료에 따르면 지경부 기술 PD 11명의 평균나이는 만 49세이다. 모두 각 분야에서 활동능력을 검증받았고 전원이 박사학위 소지자다. 학계출신이 가장 많다. 교수가 7명, 연구계 3명, 기업체 1명으로 나뉜다. 흔희 PD는 고액 연봉자로 알려졌지만 첫해는 일률적으로 연봉 1억원에서 세금을 제하고 8000만원 남짓한 금액을 각각 받는다. 1년 뒤에 성과급을 추가로 받는다지만 PD인력들의 전 직장 경력을 고려할 때 연봉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성과와 개선점- 과거 지경부의 R&D사업은 분야별 기술위원회가 과제를 기획하면 산업기술평가원이 관리와 평가를 해왔다. 지난 3월부터 민간 PD가 R&D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총괄함에 따라 프로젝트 속도가 빨라지고 산업현장과 정부 사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는 등 긍정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민간PD들이 더 꼼꼼하고 현실적인 R&D로드맵을 만든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간업계의 불만사항, 이른바 전봇대를 제거하는 과정도 간단해졌다. 김철수 BcN PD는 조달청은 외산위주의 네트워크 장비 스펙을 요구해 공공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업계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PD들은 예상보다 일을 추진할 권한이 부족하다며 장차관 면담기회를 늘려달라거나 봉급체계가 낮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지난 5월 각 기관에 분산된 R&D 평가업무가 KEIT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PD지원체계가 다소 혼선을 빚었지만 지금은 문제점이 대부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경부는 지난 2월 뽑지 못했던 로봇과 SW분야 PD 채용신청을 오는 17일까지 KEIT를 통해 접수하고 다음달 3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PD선정업무를 맡은 정동희 지경부 산업기술개발 과장은 “이번 PD채용은 공학한림원에서 PD응모자의 서류심사, 면접을 전담해서 공정성을 둘러싼 시비를 차단할 계획이다”면서 “뛰어난 실력도 중요하지만 산업계의 요구를 성실히 추진하는 실무형 인물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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