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 미국 IT· R&D계의 정상에 선 김종훈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벨연구소장은 4일 ‘과학기술 강국 도약을 위한 R&D 혁신전략’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인재와 협업, 실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소장은 “정부나 정부기관이나 대학 할 것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벨연구소가 왜 강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소장은 “미국이 전 세계 인구의 6% 가량인데, 박사(PhD)는 세계 25%를 배출했다. 이것은 인재 양성에 대한 국가의 힘을 나타내는 가장 힘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혁신 전략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일 수 있게 하는 협업을 통해 나온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흥미로운 문제가 있으면, 여러사람들을 모아서 설명하고, 협업하게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며 “엉뚱한 질문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이를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계로선 최고위 장성에 오른 에릭 신세키란 일본계 미국 육군 대장이 미국 군대 내부의 오래된 벽을 허물고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겪었는지를 역설했다.
김 소장은 “에릭 신세키는 세상이 바뀌어서 옛날에는 무기를 갖고 싸웠지만, 이제는 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하지만 밑에 있는 장군들이 모두 보수적으로 저항해 에릭 신세키 장군의 혁신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과학기술계 혁신을 위해)양 부처 차관이 아니라 대통령이 전략을 내놔도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이진호·권건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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