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CD 교차구매가 진정한 상생

드디어 오는 9월 삼성과 LG의 LCD 교차 구매가 이뤄진다. 교차 구매라는 말이 나온 지 근 2년 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상생’이 화두로 물결 치던 즈음, 사회분위기상 억지웃음을 지으며 교차 구매를 약속하고 악수를 했지만, 그 이후 실질적인 교차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사 앞엔 상생보다 견제와 경쟁이 우선했기 떄문이다.

 건강한 경쟁은 산업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경쟁 없는 사회는 늘어지고 힘이 없다. 사회나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주변 경쟁국의 기술 발전의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시장의 움직이 자국 우선주의로 흐를 때는 상황이 다르다. 이때는 경쟁보다 ‘상생’이 우선이다. 상생이 왜 중요한지, 새삼 부각되는 시점이다.

 상생의 일반적인 개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로 본다. 언제나 ‘을’의 위치에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측은지심’이 발동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생각할 뿐, 둘을 염두에 두지 않은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구조로 볼때 대기업의 ‘협력업체 줄세우기’는 오래된 관행이다. 눈치 보는 협력 업체가 양다리 걸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협력업체의 시장은 반으로 준다. 따라서 대기업이 서로의 시장을 터줄 때 비로소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인다.

 ‘대·중소기업 상생’보다 먼저 ‘대·대 상생’이 중요한 까닭이다. 눈치 보며 시키는 대로만 하던 중소 협력업체들도 더욱 넓은 시장을 갖고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서로를 인정하면서 받아주는 것은 성숙한 사회와 발전한 기업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젠 선언을 넘어 ‘실질’로 들어서야 한다. 비록 LCD로 시작했지만 반도체, 가전, 자동차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 LCD 교차 구매가 그 신호탄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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