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휴대폰 로밍요금 `거품`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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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유럽연합(EU) 지역간 휴대폰 로밍 통신요금이 대폭 낮아졌다.

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은 EU가 음성·문자메시지(SMS)·데이터서비스 등 휴대폰 로밍 통화 요금의 상한선을 낮춘 새 요금 규제책이 이날 정식 발효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새 요금정책은 지난 2007년 이후 두번째로 확정된 규제책으로 이른바 ‘고지서 충격(bill shocks)’에 대한 두려움 없이도 유럽 지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해 ‘국경없는 하나의 시장’을 만든다는 EU의 전략적 목표가 녹아 있다.

비비안 레딩 EU통신위원장은 “유럽위원회(EC)와 유럽의회, 그리고 27개 EU회원국의 결정으로 로밍요금의 거품 제거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오늘부터 모든 유럽인들이 휴대폰 통화나 문자 전송시 단일화된 EU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 발표에 따르면 해외에서 전화를 걸 때 부과되는 요금의 상한은 분당 최대 0.46유로에서 0.43유로로 낮아졌고 내년 7월 0.39유로, 그리고 2011년 0.35유로까지 하향 조정된다. 수신통화의 경우 상한선은 0.22유로에서 0.19유로 낮아졌다.

 요금 측정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분당 요금을 부과해왔지만 앞으로는 첫 30초 이후에는 초 단위로 계산하도록 변경됐다. EC는 과거에 분당 부과 방식으로 평균 24%의 과잉부과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단문문자 메시지(SMS)도 기존의 평균 0.28유로에서 0.11유로(부가세 제외)로 상한선이 정해졌다.

또 데이터 서비스 요금도 인하돼 도매의 경우 기존에 메가바이트(MB)당 1.68유로였던 상한선이 1유로로 낮춰져 휴일 유럽 각국을 오가는 여행자들은 보다 쉽게 웹서핑이나 영화 다운로드, 사진 전송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아일랜드·그리스·에스토니아 등 국가에서는 5∼7유로까지 치솟았던 적도 있었다.

레딩은 도매 요금인하가 소매시장으로 확대되지 않을 경우 추가 개입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고객이 별도로 이용액의 상한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 통신요금이 50유로에 달할 경우 자동으로 이용을 중지시키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이는 최근 프랑스에서 TV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독일인에게 무려 46000유로에 달하는 엄청난 요금이 부과된 것과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이번 정책이 시행되면서 관심은 무선 통신사업자에게로 옮아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제시카 에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미 로밍요금 인하와 관련된 EU 초기 노력은 사업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환율변동과 경기침체, 그리고 높은 실업률 등으로 국가간 여행자 수가 줄어들면서 로밍 매출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에콤은 “최근 고객들이 자국 밖에 있는 동안에는 로밍 요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용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며 “사업자들이 고객에 제공하는 요금 고지서를 더욱 쉽고 투명하게 제공한다면 오히려 수요가 늘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