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기기가 디지털로 넘어 갔지만 안방에서 흔히 쓰는 전등 스위치는 아직도 아날로그가 태반입니다. 스위치가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어야 진정한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김진국 하가전자 사장(59)은 무려 10년 연구 끝에 기계식 스위치를 전자식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일본·영국 등 14개국에 특허 등록까지 끝냈다.
“기존 터치 방식 전자식 스위치는 신규 주택에만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기축 아파트나 주택은 복잡한 시공 작업을 거쳐야 했습니다. 스위치 하나 바꾸려고 벽을 허물어야 했던 셈이죠.”
하가전자가 선보인 전자식 스위치는 따로 배선 작업이 필요없다. 그만큼 시공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220V선을 사용하지 않아 감전과 화재 위험도 없다. 이제 막 제품이 나왔지만 초기 반응이 좋아 벌써 현대건설 등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주요 홈네트워크 업체에서도 샘플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전자식으로 바꾸면 안방에서 원격으로 거실을 포함해 모든 방의 전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해외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새벽에 2∼3시간씩 자동 점등해 마치 사람이 집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방범 기능도 가능합니다. 스위치를 내리면 10초 정도 후에 꺼지는 ‘타임 딜레이’ 기능으로 훨씬 편하게 잠자리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언뜻 쉬워 보이는 기술이지만 제품이 나오기까지 10년이 필요했다. 그나마 탄탄한 엔지니어 경력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김 사장은 1세대 ‘삼성 파브TV’ 개발팀장이다. 서울대 전자과를 졸업하고 81년부터 10년 넘게 파브 개발팀을 이끌었다. 지금 삼성 영상사업부 수장인 윤부근 사장,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홍창완 전무가 모두 당시 김 사장 밑에서 일했던 후배들이다. 삼성 핵심 TV 엔지니어 인맥의 시작인 셈이다.
“1991년 창업해 1998년 우연히 터치 전자식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미려한 디자인이 가능해 고품격 아파트 중심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개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원이었습니다. 기계식을 터치로 바꾸기 위해서는 전자회로 구동용 전원이 필요했고 반도체 스위치가 온·오프할 때 전등의 과도 전류와 전압에 의해 잘 파괴되는 점도 과제였습니다.”
김 사장은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세월 동안 모든 사람이 포기했지만 집요하게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개발을 끝내고도 신뢰성을 위해 100만회에 달하는 스위치 검증 시험을 거쳤다. 100만회는 쉽게 이야기해 하루 100회 스위치 작동 기준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치다. 김 사장은 “휴대폰뿐 아니라 방 안 전등도 터치로 켜는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