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분할발주’ 전사적 도입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정보시스템 구축시 단계별로 대금을 산정해 지급하는 분할발주 제도를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분할발주는 그동안 일괄(턴키)발주 방식과 달리 사업 단계별로 시스템을 분리해 발주함으로써 잦은 사업변경으로 구축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탄력적으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금액을 정해 비용이 증가하면 하도급 업체에 전가하던 턴키방식의 병폐를 극복할 수 있어 SW업체들이 제 값을 받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보험(대표 황우진)은 지난달부터 기존의 입찰자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일괄 인수하는 턴키계약 방식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시스템 요구사항 선정→맨먼스(월간 사업대가) 산정’으로 변경하는 분할발주 방식으로 개편했다.

 그동안 몇몇 프로젝트에 분할발주 방식이 도입된 적은 있으나 모든 시스템에 분할발주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르덴셜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필요한 시스템 사항을 제시하면 우선협상대상자는 여기에 맞춘 비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요구사항이 대폭 늘어 입찰업체의 부담이 가중되는 경우 시간 대비 비용을 지불하는 ‘T&M(TIME AND MATERIAL)’방식을 계약서에 명문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방식은 입찰자가 처음부터 해당 시스템 구축 가격을 일괄 제시해, 무한책임을 지는 턴키계약방식과 차별화된다. 발주업체들은 그간 턴키계약을 최저가입찰관행을 고착화하는 데 악용했다.

 이 때문에 입찰업체는 ‘울며 겨자먹기’로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상대적으로 맨먼스가 낮은 프리랜서를 고용, 하도급 구조를 양산했다. 특히 발주자가 처음 낸 RFP에 추가해, 별도의 요구사항을 원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푸르덴셜의 분할발주 제도는 이런 의미에서 계약과정에서 적정한 맨먼스를 산정해 불필요한 하도급 양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푸르덴셜 관계자는 “SW업체 등 입찰참여업체가 이를 악용해 타사 대비 비용 지출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며 “그러나 우리의 취지가 SW개발자들의 노력에 합당한 보상을 지불하려는 시도를 충분히 알린다면 건강한 SW생태계 구현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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