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과정 등에 관여하는 ‘마이크로RNA’를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지도가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해독됐다. 특정 유전자가 과도하게 작동해 발생하는 암의 근원 유전자만 억제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로RNA 기반치료제’를 개발하면 맞춤형 질병치료가 가능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록펠러대학교 박사과정 지성욱씨와 로버트 다넬 교수팀은 초고속 유전자 서열분석 기술(High-throughput sequencing)을 융합한 ‘HITS-CLIP’이라는 기술을 개발, 마이크로RNA 조절 유전자지도를 해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지씨를 제1저자로 유명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1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생명현상의 열쇠로 알려진 마이크로RNA는 염기 20개 정도로 이뤄져 있으며, 유전자 발현 과정을 조절해 세포 분화와 배아 발생, 암 발생과정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지씨 등은 마이크로RNA가 ‘아고너트(Argonaute)’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여러 유전자 전사체(mRNA)를 인식하고 그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쥐의 뇌 조직과 인간의 자궁경부암 세포에 자외선을 쬐 아고너트 단백질 복합체를 생체 내에서 고정 결합시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분리된 마이크로RNA와 해당 조절유전자에 대해 초고속 유전자 서열분석 방식으로 각각의 염기를 해독했다고 설명했다.
지씨는 고려대 생명과학부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 록펠러대에서 생물정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성욱씨는 “이번 연구성과를 응용하면 환자의 맞춤형 질병 치료가 가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 내 다른 연구실에서 기술습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성과와 기술을 발전·응용해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RNA기반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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