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그린 시큐리티] (10·끝)녹색정보보호 생활혁명

 영화광인 김 대리. 최신 영화를 내려받기 위해 동료가 추천한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에 들러봤다. 액티브X를 설치하라기에 단번에 ‘예’를 클릭하고 영화를 감상했다. 김대리의 컴퓨터에 무슨일이 일어났을까. 이유없이 컴퓨터 속도가 느려지고, CPU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더니 자주 멈추기까지 했다. 급기야 시작페이지는 이상한 음란사이트로 연결되어 버려 직원들 얼굴보기도 민망한 지경이 됐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무심코 ‘예’를 눌렀던 액티브X는 사실 악성코드(스파이웨어) 설치 프로그램이었다. 백신도,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도 따로 설치해 사용하지 않다보니 PC는 완전히 악성코드에 점령당해 버렸다. 신뢰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액티브X만 설치하고 바이러스 백신을 사용하는 등 김대리가 몇 가지 수칙만 철저히 지켰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행동으로 자신도 모르게 사라지는 소중한 에너지와 그로 인해 파괴될 수 있는 환경도 지킬 수 있었다.

 녹색정보보호의 시작점과 끝은 개인의 생활혁명이다. 조직 차원에서의 정책과 대응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작은 노력이 큰 성과를 만들 수 있다.

 ◇녹색정보보호 5대 수칙이 그린 세상 만든다=녹색정보보호 생활혁명 수칙 첫 번째는 바이러스 백신이나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사용하기다. 두 번째는 자동 보안패치를 설정해 놓는 것이다. 윈도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이용해 업데이트를 실시하면 윈도 취약점을 악용하는 공격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한 생활 수칙 중 하나다. 웜·바이러스 감염 및 해킹 공격 시도는 주로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PC를 대상으로 한다. 윈도 로그인과 공유폴더에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비밀번호는 8자리 이상의 영문·숫자를 조합하되 최소 3개월마다 변경하는 것이 좋다.

 신뢰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액티브X 프로그램만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악성코드 및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은 주로 액티브X 방식으로 설치되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프로그램만 설치하고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프로그램은 백신 프로그램으로 점검하는 것도 좋은 생활 습관이다.

 공인인증서와 같은 금용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 마지막 5번째로,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이다. 국내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피싱 공격이 최근 출현하고 있다. 이로 인한 인터넷 사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전자 금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소비 패턴도 바꾸는 생활 혁명=소비자가 녹색제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활에 확산시켜 나간다면 생산주체인 기업이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에 투자를 확대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가 누리는 환경은 소비자가 열쇠를 갖고 있는 셈이다.

 녹색정보보호 혁명도 소비자가 주인공이다.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다면 기업과 기관은 투자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끊임없이 계정을 만드는 등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하면서 낭비되는 네트워크나 서버 자원이 엄청나다.

 스팸발송이나 불법광고 등도 도용된 정보를 활용해 이뤄진다. 집적되어 있는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한 갖가지 공격도 자원 낭비의 주범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서비스 기업이 철저한 장치를 마련토록 하는 것이 바로 소비자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부분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 14개 주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함께 하는 ‘2009 자기정보보호 캠페인’도 이러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ID·PW를 변경하는 작은 실천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개인정보보호의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이것이 녹색 정보보호를 실현하는 첫 단추”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