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는 최근 일본 우라소에시의 종합행정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 2008년 4월 시작한 우라소에시 종합행정시스템 구축 사업은 주민기록업무, 세금업무, 국민건강보험 및 연금 업무 등 우라소에시의 기간행정을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사업이다. 삼성SDS는 지난 2005년 6월 일본 사가시의 ‘전자정부 기간행정시스템 재구축 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2007년 11월에는 사가 시·정·촌 합병 시스템 구축사업을 완료한 바 있다. 또 삼성SDS는 최근 중국 광저우 첩운선 AFC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 다음 달 개통을 앞둔 중국 하이난성 싼야시에 있는 야노다 열대우림공원에는 공원 입장료부터 모든 편의시설을 무선주파수(RF) 손목밴드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리조트에는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지만 중국 내 리조트에는 처음 적용되는 사례다. 또 헤이룽장성 다칭시 싼융후 지구 일대에 건설되는 고층 아파트 20개 동엔 비디오폰, CCTV, 주차 및 방송 시스템 등이 갖춰진다. 이 사업은 다칭시가 추진하는 싼융후 지구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11년까지 4차에 걸쳐 76만2700㎡에 이르는 면적에 아파트·골프장·호텔·공공시설 등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는 국내 IT서비스 업체인 LG CNS다.
# 470여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는 몽골 최대은행인 칸은행은 지난달 1일 모바일 금융 서비스 시스템 구축해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SK C&C가 미국에 이어 몽골에서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인 스카이텔과 손잡고 금융 서비스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SK C&C는 자체 개발한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인 ‘xMAS’를 활용했다. SK C&C는 지난해 몽골에서 1200만달러 규모의 울란바토르 ITS 구축 사업과 관세행정 현대화 사업도 전개했다.
미국 금융위기가 불과 수개월 만에 전 세계에 파급돼 올 상반기에도 국내외 경제는 침체를 겪고 있다. 국내 IT서비스업체는 이 같은 불황에도 어려운 수출 길을 열며 한국경제에 희망을 던지고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대표 IT서비스 업체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해외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IT서비스의 세계 시장 진출은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중심에서 이제는 선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교통정보시스템(ITS), 금융 시스템, 전자정부 등은 수출 효자로 부상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해외 진출 서서히 탄력=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발표한 2008년 세계 전자정부평가 결과 우리나라가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호적등본을 떼러 원적지까지 가야 했던 시절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유류세 환급도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IT서비스 업체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쌓인 IT 서비스 노하우를 향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한국의 정부통합전산센터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지난달 말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정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 타당성 검토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베트남 정부IDC 구축 본사업 규모는 3200억여원에 육박해 정부가 수주하면 관련 IT서비스업체와 SW업체의 동반 진출이 기대된다.
최근 방한한 영국무역투자청 관계자는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한국의 주요 IT서비스 업체를 상대로 영국 ITS 산업 진출을 권유했다. 한국이 보유한 발광다이오드(LED)와 ITS,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기술로 영국에 투자하면 승산이 높다고 영국무역투자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유럽 최고의 선진시장이자 교통 시스템의 최강국으로 꼽히는 영국에서 국내 IT서비스 사업자에 관심을 쏟는 것만으로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 행사에 참석한 국내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영국이 우리나라에 와서 ITS와 관련해 영국에 투자하라니, ‘IT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새삼 실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무대에서는 여전히 마이너=하지만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 톱 클래스와는 무려 25배의 매출 격차가 벌어져 있다. 지난 2007년 미국 IBM의 IT서비스 부문 매출은 50조원을 돌파했다. 반면에 한국을 대표하는 IT서비스 업체 삼성SDS 매출은 겨우 2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규모도 비교가 안 된다. 삼성SDS의 인력은 8000여명이다. 이에 비해 인도 타타컨설팅서비스는 직원이 12만명에 이른다. 10배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정부의 수출지원도 여전히 답보상태다. 행안부, 지경부, 기재부, 외통부 등 관계 부처도 분산돼 제대로 된 수출 지원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도체·휴대폰 등 제조업의 수출 노하우가 IT서비스 산업에 체계적으로 적용되는 수출지원전략시스템이 전무한 상태다. 여기에 IT서비스산업에 대한 해외진출 정보와 관련 경험을 구축한 정부의 정보시스템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전통 산업의 뿌리가 대부분 해외였다면, 전자정부, u시티, ITS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은 IT 종주국이다. 제대로 지원만 갖춰지면 세계 시장 진출과 이로 인해 미칠 문화적 파급력도 그만큼 클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계열 IT서비스 업체 한 임원은 “올해부터 대기업의 공공기관 입찰제한 강화, 소프트웨어 분리 발주 등으로 대기업은 당장 활로를 해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그동안 다소 선언적인 수출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전자정부시스템 해외 로드쇼 등을 잇따라 갖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재정비도 시급=IT서비스 업체들의 구시대적 사업 형태도 문제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내수 지향적 사업, 계열사 나눠 먹기 등 산업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된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시스템 개발 및 구축, 운용 중심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면서 고급 인재 양성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미국 IBM, 액센츄어, 인도 TCS, 일본 NTT데이터 등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이 그간 축적해온 고품질 서비스와 전문지식에 고급인력을 더해 시장지배력을 키워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재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경기침체에 따른 IT분야 투자 지연과 축소로 더욱 약화되는 양상이다.
더욱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로 수출의 뿌리인 내수 시장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IT서비스 산업이 전체 GDP에서 각각 3.4%와 2.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IT서비스 산업은 겨우 0.0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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