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리스식 웨딩’이라는 영화에 보면 주인공 툴라가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가부장적 권위에 대해 불평하는 대목이 나온다. “엄마, 아빠는 너무 똥고집이야. 툭 하면 그러잖아. 남자는 한 집안의 머리라고.” 그러자 어머니는 딸을 바라보며 자신에 찬 표정으로 고객을 끄덕인다. “내 말 잘 들어라. 그래. 아빠는 머리야. 맞아. 하지만 나는 목이야. 그러니 언제든 내가 원하는 대로 아빠를 돌려놓을 수 있단다.” 이 대목을 보면서 박수를 쳤다. 리더는 머리지만 팔로어는 목이다. 팔로어가 어떻게 돌려 놓는지가 관건이다. 때로는 직언도 하고 때로는 설득도 해야 한다. 상사에게 편한 말만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을 말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이해’시켰는지가 중요하다.
상사에게 부정적 충고나 비판적 건의를 할 때에는 섬세하고 예민해야 한다. 상사는 자신이 부하들보다 나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어서 부하의 지적을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꼭 들어야 할 말을 솔직하게 말할 용기를 냈다면 상사의 귀만이 아니라 가슴을 울릴 전략도 짜내야 한다. 우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잽 같은 잔 주먹 없이 강한 펀치로 한방에 날려버리는 일은 타이슨이나 가능하다. 작고 바로 개선 가능하고 쉬운 일로 건의를 해서 리더가 부담 없이 OK를 하면 그 후부터는 점점 수용력이 높아진다. 특히 말할 때는 정성스러운 포장과 리본을 달듯이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공식적이고 가벼운 어조로 직접 지적하지 말고 변호할 만한 장치를 마련해서 기분을 파악해가며 말해야 한다. 다른 의도가 없었음을 분명히 전하고 결론을 짓기보다 해결점을 찾기 위한 질문으로 상의하자. 커다란 쇠문은 힘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 작은 열쇠로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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