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 자율화로 주파수 효율적 이용 촉진
이르면 오는 2012년부터 우리나라 방송통신사업자들도 전파(주파수) 자원을 거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로부터 경매 등을 통해 확보(이용권 할당)한 주파수를 다른 사업자에게 양도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 것. 이처럼 주파수 쓰임새와 기술방식을 정부가 미리 지정해 할당하던 데서 벗어나 용도를 자율화하면, 국내 전파 규제정책의 근간이 바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제22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전파진흥기본계획’을 확정했다.
방통위는 주파수 용도 자율화에 대해 “주파수 이용자에게 더욱 많은 자율권을 부여해 시장에 의한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을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전파법 개정을 통해 주파수를 양도·임대 할 수 있게 됐으나 정부가 주파수 대역마다 용도와 기술을 엄격하게 설정(지정)했기 때문에 실제로 거래된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내년과 2011년에 ‘용도·기술 제한을 완화’하고, 2012년과 2013년에 ‘용도·기술 자율성을 확대’해 전파산업 성장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방통위는 또 방송용과 통신용으로 나눠 다르게 운영하는 주파수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방송용 주파수에도 통신용 주파수처럼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부여하겠다는 뜻으로 대기업 등에 방송사업 진출을 허용하려는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물려 ‘공익성 훼손 논쟁’에 기름을 부을 전망이다.
방통위는 이처럼 전파자원 배분·이용·관리의 기본 틀을 ‘시장과 산업 논리에 가깝게’ 옮기는 것과 함께 차세대 방송·통신 기술개발 등을 위해 5년간 1조528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전파의 창의적 이용 촉진 △4세대 이동통신 기술개발과 표준화 △초고화질(UHD)TV, 3차원(D)TV 방송 도입 △미래형 전파 기반·응용기술 개발 △무선국 관리와 방송통신기기 인증의 사후규제 전환 등에 쓸 방침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