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축의 개성공단 무효선언에 대해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17일 관련 정부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개성공단 문제 협의를 위해 남북 당국간 회담 재개에 안간힘을 쏟는 동시에 개성공단 폐쇄 등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책도 고심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지문 내용과 태도를 분석해 볼 때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부는 우선 개성회담을 재개토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통지문에 나타난 북한의 의도와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조치를 분석·전망하고 북한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18일 오전 개성회담 제의가 유효하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18일 개성회담에 북한이 응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회담일시 등을 바꿔 역제의해올 경우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이와 관련 정부 측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남측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해 회담에 응할 것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15일 남측이 당국간 개성실무회담을 제의하면서 전달한 우리측 대표단 명단을 수령한 것으로 파악돼 일말의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남겼다. 정부 관계자는 “희박하지만 남북당국간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성공단 문제는 입주기업들도 중요한 당사자인 만큼 내주 초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과도 만나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기업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남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관련 조치를 취하거나 극단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여기에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법규를 제정하고 재계약을 요구할 경우 개성공단에서의 기업활동을 금지할지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상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북측의 선언에 대해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임동 개성공단기업협회(옛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사무국장은 “입주 기업들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철수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우리가 어떤 대응을 한다고 양 정부가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물 흐르는 데로 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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