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의 치킨게임에서 한국이 승리한 데 이어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스타 SoC 사업’을 추진해 메모리에서 삼성, 하이닉스와 같은 스타급 시스템반도체 업체를 육성해 낸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강국으로서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미국의 독주 속에 일본과 대만의 추격을 구경만 하던 상황이다. ‘반도체=메모리’라는 미궁에 빠져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등한시해온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 반도체 산업을 다품종 소량보다 대량 생산으로만 인식해 치열한 가격경쟁에만 치중해 왔다. 그 결과 ‘메모리 왕국, 시스템 반도체 소국’이라는 괴이한 타이틀을 달게 됐다.
물론 우리나라 반도체의 위상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다. 하지만 향후 고부가가치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를 버릴 수 없다. 특히 산업과 산업, 제품과 제품이 융합되는 컨버전스 사회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위력은 갈수록 커진다. 산업과 제품에 맞게 디자인된 반도체의 수요는 사회와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스타 SoC 발굴 사업은 크게 반길 일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실무자급 회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자부품은 화석연료형 자동차는 20%에서 하이브리드로 발전하면 무려 50∼60%로 늘어난다. 당연히 자동차 제조사와 반도체 업체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다.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은 정부 혼자만의 몫도 아니고 업계만의 일도 아니다. 융합사회는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의 ‘스타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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