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시티만큼 좋은 한국의 브랜드도 없다.”
국토해양부·행정안전부 등 u시티 정책을 수립하는 공무원들이 종종 하는 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과 건설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 u시티 모델을 수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초로 화성 동탄에 u시티를 구축했다. 중동, 중국 등 해외 정부 관계자가 u시티를 배우러 한국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국 웨이하이시는 아예 한국 u시티 홍보관을 유치, 중국업체와 협력을 유도할 정도다.
u시티가 반도체·LCD·휴대폰을 이을 신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u시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세계 최초로 구현하다 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주민체감형 서비스가 여전히 미흡해 ‘u시티 무용론’마저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
u시티 산업이 이륙하기 위해 여전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전통적인 IT산업의 뿌리가 대부분 해외였다면, u시티는 한국이 종주국이다. 전문가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국내 u시티 시장규모는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준공된 화성 동탄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지자체에서 u시티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추진 예정인 지구도 39개에 달해 전국이 u시티 구축 붐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파생시장 폭발력 ‘군계일학’=u시티는 일단 노후화된 도시를 첨단 미래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 지자체가 적극적이다. 녹색성장이 최근 화두로 던져지면서 저탄소·고효율의 도시 개발은 더욱 활기를 띠는 양상이다.
u시티는 경제 파급효과에서도 매력적이다. IT의 집약체인 u산업과 일자리 창출효자인 건설 산업이 결합하는 외형만으로도 시장 폭발력은 대단하다.
토지공사 산하 u에코시티사업단은 세계 u시티 시장규모는 2013년 2000억달러(2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5년간 2600억달러 규모인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까지 단번에 확대된다는 계산이다.
u시티는 건설단계별 연관 산업 활성화라는 파급력에서도 여타 산업을 압도한다. 도시 조성 시에는 RFID·와이브로 등 인프라 시장이, 건축물 조성 시에는 인텔리전트빌딩·u거리·u공원·u홈 등의 산업이 활기를 띤다. 또 도시 준공 이후에는 u교통·u방범·u교육 등 서비스 수요 창출도 기대된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이를 감안해 파생시장을 포함해 2010년까지 국내 u시티 생산유발효과가 5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내놓았다.
u시티 모델 수출도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향후 5년간 u시티와 그린시티를 결합한 ‘한국형 신도시’ 100개 수출을 목표로 내건 민관 합동 포럼도 결성된 상태다.
김철흥 국토부 도시재생과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u-IT 인프라와 건설·융합IT를 보유해 u시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 상태”라며 “이미 중동·베트남·카자흐스탄 등에 u시티를 수출한 사례도 있어 향후 해외 시장개척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운영비·표준화 등 난제도 많아=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u시티 시장이 열리면서 각종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막대한 시설투자비와 운영비가 지출되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그리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동탄 u시티는 이 같은 문제가 그대로 노출된 상태다. 매년 30억원가량의 시설보수를 포함한 유지비가 발생하지만, 별다른 수익모델이 없어 시 재정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지비 확보를 위해 민간사업자 참여 등 수익모델 연구가 한창이지만, 공공서비스가 상업주의에 물들 수 있다는 논란도 만만치 않다.
지자체마다 기술과 서비스모델을 제각각 도입하면서 향후 연계 호환성 문제도 이슈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올해 표준모델 개발을 위해 60억원의 예산을 투입, 시범 u시티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예산이 턱없이 적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자체들이 비용절감과 보안문제를 들어 새롭게 구축 중인 자가통신설비(자가망)도 정부가 제대로 교통정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통신사업자들이 구축한 사업자망과 별도로 자가망이 여기저기서 구축되면 자원 중복투자문제를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안산시가 최근 자가망으로 발주한 u시티 사업에 자가망을 반대해온 KT가 태도를 바꿔 참여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한결 고조되고 있다.
IT서비스업체 u시티 담당 임원은 “한국 u시티 산업이 이륙하려면 당장 R&D와 전문인력 양성 예산을 대폭 늘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법과 제도의 정비도 시급하다”며 “지자체 운영비 조달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나 자가망 구축 가이드라인 등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방침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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