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몰 창업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 운영자들이 늘고 있다.
퇴직 후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고, 전자상거래(EC) 관련 솔루션들도 보편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경기 불황에 따른 감원이나 명퇴 등으로 평균 퇴직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인터넷몰 창업에 나서는 시니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던 시니어 창업자들도 온라인 유통을 거친 판로 개척의 일환으로 인터넷몰 창업에 관심을 보여 관련 업계가 시니어 창업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7일 EC 통합솔루션 브랜드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에 따르면 50대 이상 창업자는 지난 2007년 4536명에서 지난해 5912명으로 30%가량 증가했다. 올 1분기까지 벌써 1820명이 창업해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동종업체인 메이크샵도 같은 기간 1471명에서 2075명으로 41% 정도 늘었으며, 올 1분기까지 548명이 창업했다.
젊은 창업자들이 패션, 잡화 등 특정 아이템 판매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시니어 창업자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올해 창업자들을 분석한 결과, 10∼20대는 패션·잡화에 50% 이상 집중된 반면에 50대 이상은 전 분야에 걸쳐 3∼20%씩 고루 분포하고 있다. 특히 50∼60대 창업자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인터넷몰을 창업하는 사례가 보통으로 생활가전 및 가구의 비중이 높았고, 70대 이상은 식품이 2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공한 시니어 창업자들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환경의 적응과 특화된 시장 공략이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꼽혔다. 공업·산업용 소모성자재를 판매하는 인터넷몰 ‘신개암(www.n-gaeam.co.kr)’의 권오경 사장은 온라인 판로개척으로 매년 두 배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반 창업자들이 인터넷 환경에 대비하지 못하고 뛰어든 것에 비해 그는 1년에 걸쳐 온라인 시장조사와 웹, 디자인, 솔루션 등을 공부하며 준비했다.
특화된 제품도 성공의 핵심요소다. 식이섬유 과자를 판매하는 ‘슬림쿠키(www.slimcookie.com)’의 임락재 사장은 59세라는 늦은 나이에 단돈 200만원으로 인터넷몰 창업에 뛰어들었다. 웰빙 트렌드를 간파하고 특화된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불과 4년 만에 연매출 6000만원의 사이트로 성장했다.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사장은 “시니어 창업자들은 경험,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 해당 업종 이해가 뛰어나 제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데 장점을 가진 반면에 인터넷 환경, IT, 트렌드 등에 익숙하지 못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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