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 샤토 오브리옹

오늘은 그라브 지역에서 생산되는 일등급 와인 샤토 오브리옹에 대한 이야기다.

1855년 그랑크루 클라세를 분류할 당시 61개의 그랑크루 와인 중 메독지역이 아닌 지역의 와인이 단 하나 있었는데 그 와인이 오브리옹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오브리옹은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었던 와인이다.

당시 오브리옹을 사랑했던 사람 중에는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과 영국의 유명한 사교계의 인사들이 있었다. 특히 토머스 제퍼슨의 오브리옹 사랑은 대단하였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프랑스 대사로 프랑스에서 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보르도 와인을 매우 즐겼으며 그중에서도 오브리옹을 가장 사랑했다.

또 영국의 런던에 오브리옹을 마시는 바를 열자 일약 런던의 명소로 등장하는 등 오브리옹은 외국의 와인애호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보르도 와인이었으며 이러한 열기가 오브리옹을 1등급 와인으로 선정되는 데 기여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브리옹은 카베르네 쇼비뇽 55%, 메를로 25%, 카베르네 프랑 20%의 배합으로 만들어져서 다른 일등급 와인에 비해 메를로와 카베르네 프랑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향의 우아함은 압권이고 실키하며 매혹적인 타닌과 풍부한 과일 맛이 느껴지는 풀바디의 중량감이 있는 와인이다. 며칠 전 보르도 5대 와인을 동시에 시음하는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다른 일등급 와인들도 각각의 개성과 훌륭한 맛을 뽐냈지만 우아한 향에서는 오브리옹을 따를 와인이 없었다.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우량 포도송이 6송이만 선별해 와인을 만드는 정성이 오브리옹의 화려한 향기에 모두를 심취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 오브리옹은 덜 숙성 시에는 떫은 맛이 강하나 충분히 와인을 열어 놓은 뒤 마시면 부드러운 과일 향과 송로향의 우아한 향과 그라브 지역의 특별한 흙냄새가 후각과 미각을 자극한다.

오브리옹을 말할 때 그라브를 먼저 이해해야만 한다. 그라브는 보르도에서 가장 넓은 와인 생산 지역이다. 보르도에서 와인을 최초로 생산했고 수출을 한 지역이며 자갈이 많아서 배수가 좋고 포도 재배에 좋은 토양이다. 그라브 지역 중에서 프삭 레오낭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으며 자체의 아페레시옹을 지정할 정도로 고급 와인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오브리옹을 이야기할 때 관심 있게 봐야 할 와인이 하나 있다.

라미숀 오브리옹(Chateau La Mission Haut Brion)이다. 같은 오너 밑에서 생산되는 이 와인은 그라브 최고의 와인 중 하나로 어떤 빈티지는 오브리옹보다 훨씬 우수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1989년도 와인은 두 와인이 모두 로버트 파커에게서 100점을 받았다.

작년에 오브리옹을 방문했을 때 수출담당 임원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패밀리가 라미숀 오브리옹에 더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이 와인은 그라브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는 와인이 되고 있다. 또 세컨드 와인으로 바앙 오브리옹(BahansHaut Brion)이 있는데 거의 오브리옹과 맛이 비슷해 적은 돈으로 일등급 와인을 즐기는 기분으로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구덕모 와인앤프랜즈 사장 www.wineandfrien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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