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에 들어감에 따라 공장가동 중단 등으로 부품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미국 미시간 현지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한국 부품업체들이 부품을 공급하고 아직 대금결제를 받지 못한 미수 채권은 상당 부분이 미국 정부 또는 크라이슬러로부터 지급 보증을 받은 상태라 실제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OTRA 디트로이트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4월 30일 미시간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총 48개 업체 중 48%인 23개 업체가 크라이슬러에 직간접적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업체들이 크라이슬러에 연간 납품하는 규모는 7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산보호 절차에 따라 크라이슬러가 60일간 대부분의 생산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크라이슬러에 대한 공급 물량의 예상 변동 규모를 묻는 질문에서 23개 한국 업체 중 약 65%가 공급 물량이 지금보다 30% 또는 그 이상 감소할 것으로 응답해 한국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한국 업체 전체 미수 채권 규모는 5400만달러로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대부분이 미국 파산보호법에 따른 우선권이 있는 채권이거나 미국 정부로부터 지급 보증을 받은 상태라 실제 피해 규모는 550만달러 정도로 예상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KOTRA 디트로이트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는 이번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로 기존 부품공급업체들에게 얼마간의 피해가 불가피한 것 외에 향후 구매패턴의 변화도 수반될 것으로 분석했다. 크라이슬러가 미국 정부 주도하에 노조와 피아트 중심의 새로운 회사로 거듭난다면 생산 라인업이 기존의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서 소형차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구매패턴 자체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파산보호에 따라 생산 규모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있어 부품의 구매가 모듈 위주로 변화가 예상돼 다양한 단품구매보다는 1차 납품업체 위주로 구매패턴이 변화될 수 있어 향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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