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가전업체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LG전자·대우일렉·웅진코웨이 등은 내달 1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가전 박람회 ‘키친 앤 배스 쇼(KBIS)’에 참가해 기술력을 마음껏 뽐낸다. 이들 업체는 전시회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을 선보이고 브랜드와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시동을 건다. 전시회에는 이영하 LG전자 사장, 이성 대우일렉 사장이 참석해 현지 파트너와 바이어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전시회에 ‘4도어’ 냉장고를 포함한 드럼세탁기 등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전시회 메인 스폰서로 참가할 정도로 미국 시장에 적극적인 LG전자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4도어 냉장고는 하부에 있는 냉동실을 두 개 서랍으로 분리해 기존 제품보다 음식물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으며 허리를 굽혀 음식물을 찾기 위해 신체에 미치는 힘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이중 구조의 빌트인 오븐도 내놓고 미국 빌트인 가전 시장에도 눈독을 들인다. 전시회에 공개되는 빌트인 오븐은 전면에 6.3인치 LCD 패널을 통해 작동법을 손쉽게 조작하고 다양한 요리법을 내장해 요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준다. LG는 또 스팀 방식의 식기세척기도 공개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신제품을 대거 전시한다.
대우일렉도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규모를 크게 늘려 전시회에 참가한다. 대우는 전시회에 이성 사장을 포함한 세 개 사업부장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대우는 총 3830 스퀘어피트(sqf) 규모의 대형 독립 부스를 차리고 세탁기·냉장고·전자레인지 등 3대 제품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공개한다. 대우는 특히 ‘드럼업’ 세탁기를 전면에 내세워 미국 소비자를 유혹할 계획이다. 대우 측은 “해외 법인이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미국은 변함없는 전략 수출 시장의 하나”라며 “27·24인치 세탁기, 프렌치 도어 냉장고, 복합 오븐, 컨벡션 전자레인지 등을 주로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세 번째로 참가하는 웅진코웨이는 이번 전시회에 ‘비데’에 집중한다. 웅진은 부스 디자인도 비데를 ‘하이라이트 존’으로 구성하고 각 라인별 8개 제품을 선보인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첫 출품하는 코웨이 프리미엄 디지털 비데는 욕실의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미국인의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 디자인에 집중했다. 이 회사 이인찬 전무는 “국내 비데 시장이 24만대인데 반해 북미 비데 시장은 7만대 정도로 추정한다”며 “미국 대형업체에서 공급을 제안받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 큰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애틀랜타 시티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리는 KBIS는 미 NKBA(National Kitchen & Bath Association)가 주관하는 행사로 지난 82년 처음 열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생활가전·주방용품 전시회로 올해 750여 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며 5만 여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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