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단 이름에 술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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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임단 이름에 술 상표를 붙인 계약을 두고 e스포츠 구단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과거 담배 회사명을 구단 이름에 붙인 우리 히어로즈로 인해 프로야구계에서 일었던 유해성 논란 파문이 e스포츠 업계에 재현돼 주목을 끌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미디어가 하이트맥주와 권리명칭(Naming Right) 계약을 맺고 프로게임단명을 온게임넷 스파키즈에서 하이트 스파키즈로 변경한 사실과 관련해 위메이드가 청소년 유해성을 이유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온미디어와 위메이드는 모두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e스포츠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위메이드 폭스 단장을 맡고 있는 김영화 이사는 “e스포츠를 보는 연령층의 절반은 미성년자인 상황에서 게임단 명칭에 맥주 상호를 쓰는 건 청소년 보호 측면에서 맞지 않다”며 “다른 주류업체나 청소년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업종이 게임단 명칭권을 쓰거나 게임단을 인수할 수도 있는 전례를 만들 수 있어 강력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한국e스포츠협회에 관련 내용을 건의했다”며 “이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협회 탈퇴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증진법상 알코올도수 17도 미만인 맥주 등은 청소년 보호를 위해 TV는 오전 7시∼오후 10시, 라디오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광고를 할 수 없다. e스포츠 경기는 현재 케이블 채널과 인터넷 등을 통해 생방송되는데 시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볼 수 있어 청소년에게 술 상표의 간접 노출이 불가피하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온미디어가 규정에 명시된 이상으로 권리명칭 사용에 대해 회원사들에게 동의를 구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다른 회원사의 반대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이를 심도 깊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최원제 협회 사무총장은 “권리 명칭에 대한 규정은 1주일 전에 통보하면 되는 사안인데 온미디어는 모든 구단에 동의를 밟는 수고를 했다”며 “대다수의 구단이 비즈니스 모델 다양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은 또 “위메이드의 의견도 일리가 있기 때문에 오는 30일 열리는 전략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권리명칭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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