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은고용, IT인턴십으로] ③해외기업 인턴십은 필수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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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에서 연구 인턴으로 선발한 한국학생들은 MS 북경 연구소에서 6개월간 천재급 MS연구원과 공동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전 HP CEO 칼리 피오리나는 대학 시절 하루 중 절반은 학교에서 수업하고 나머지 절반은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일종의 인턴십 프로그램인 ‘워크스터디’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지난 1998년부터 2000년 중반까지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CEO 50인’에서 매년 수위를 차지하며 IT업계를 호령했던 그녀 역시 인턴십을 통해 진로를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인턴십은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자연스런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다국적기업은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한 우수 인재의 조기 확보를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인턴십 제도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의 일정 부분을 인턴십을 통해 충원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약 70%, 세계 최대 기업 GE는 약 60%, 소재기업인 3M은 약 30%의 신입사원을 인턴십을 통해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 프로그램 가운데 유명한 것이 MS연구소 인턴십이다. MS는 해마다 600∼700여명의 연구 인턴을 선발하고 6개월간 연구소에서 세계 석학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인턴십 과정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사람은 연구원으로 채용된다.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국MS의 이미란 이사는 “이 과정을 수행한 학생의 경우 천재급 연구원들과 6개월간 생활하면서 연구방법, 논문작성, 콘퍼런스 준비 등 돈주고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익히게 된다”며 “인턴십 경력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최고의 은행인 도이치 뱅크도 우수 인재 조기 확보의 제 1 수단으로 인턴십을 활용한다. 심도 있는 인터뷰와 선발 전형을 통과한 인턴들은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선배사원들의 지도를 받고 인턴십이 끝난 후 우수 인턴은 경영진과 간담회를 하고 동사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의 구성도 다양하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정부기관에서도 인턴십은 더욱 활성화돼 있다. 인턴십이 대기업에 비해 인재 선발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미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지역 현지 대학과의 인턴십 혹은 산학협력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프로그램 내용도 업무 보조, 직원과의 공동 프로젝트 수행, 단독 업무 부여 등 다양하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의 지원으로 핀란드 이브텍대학에서 인턴십을 경험한 이정숙씨(성신여자대학 대학원생)는 아예 독자적인 업무를 부여받아 이를 수행했다. 이브텍은 메트로폴리아라는 대학으로 통합되는 데 이 정숙 씨는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행했다. 이정숙 씨는 “직원을 보조하는 형태가 아닌 특정업무를 부여하는 형태의 인턴십이어서 면접에서 실무능력을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으로 삼았다”며 “핀란드는 인턴십의 상당수를 실제 업무 위주로 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핀란드 대학생은 취직하기 위한 필수코스로 인턴십을 수행하고 여러 인턴십을 통해 다양한 기업을 경험한 후 그 중에 맘에 드는 기업을 선택한다”며 “핀란드 기업들은 전세계 학생들에게 인턴십을 오픈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의 수준도 파악하고 세계 인재도 확보한다”고 핀란드의 인턴십 문화를 설명했다.

 기업이 인턴십을 적극 활용하고 대학과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하는 인턴십 문화가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의 한 부분으로도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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