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베이, 오픈마켓 선두로서 책임감 갖길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e베이가 최대 주주인 옥션의 G마켓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기업결합 조건으로 향후 3년간 쇼핑몰 등록판매자에 대한 판매 수수료율 인상을 금지하고 등록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 단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에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중소 규모 판매자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공정거래법 준수 방안도 마련해 시행하도록 했다. 공정위가 중소판매자를 보호하도록 한 이유는 타 채널로 이동이 가능한 소비자와 달리 판매자는 인터넷 쇼핑몰 등 다른 유통채널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결합기업의 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적 행위의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16일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e베이가 국내 최대 오픈마켓 업체인 G마켓을 인수했다. G마켓을 인수한 e베이는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게 됐다. G마켓이 48%(3조9860억원), 옥션이 37%(3조1000억원)를 점유한다. e베이는 결국 지난 2001년 2위 업체 옥션에 이어 이번에는 1위 G마켓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거의 독식하게 됐다. 인수 조건에 따라 당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지만 한 기업이 오픈마켓 시장을 지배한다는 것은 판매자의 수수료 결정권을 쥐게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의 가격 선택 폭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 시장은 갈수록 커진다. 2003년 8000억원 규모이던 오픈마켓 시장은 5년 만에 무려 10배가 늘어난 8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오픈마켓 시장에는 소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중소업체가 이곳에서 사업을 영위한다. 선두업체는 부와 명성을 갖지만 책임도 뒤따른다. 책임에는 건전한 시장 질서 유지와 영세사업자 보호도 포함된다. 한국을 발판으로 아·태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e베이의 책임 있는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