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업계들이 피아, 국적 구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짝짓기를 시도하는 등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모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상황에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6일 일본 언론은 일본 반도체업계 2위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와 3위 NEC일렉트로닉스가 회사 통합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NEC는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도시바와 통합을 논의했다. 지난해 말엔 후지쯔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통합을 협의하다가 결렬됐다.
일본에 대형 반도체 회사는 르네사스테크놀로지, NEC일렉트로닉스, 후지쯔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도시바, 엘피다메모리 5개에 불과하다. NEC는 메모리 전문업체인 엘피다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업체에 구애 작전을 펼친 셈이다. 적과의 동침이라도 해야 할 만큼 시장 상황이 안 좋아졌다는 의미다.
엘피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년 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던 이 회사는 매출감소와 손실증가로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자, 일본 정부에 공적자금 투입을 요청하는가 하면, ‘메이드 인 재팬’의 자존심도 버린 채 영원한 하수로 여기던 대만 업체에까지 구원의 손을 뻗쳤다.
대만 메모리 업체들은 가까스로 통합에 이르는가 싶었지만 잇따라 복병을 만나 혼란에 빠졌다. 대만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앞세워 타이완메모리컴퍼니(TMC)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엘피다와 함께 해외 제휴처로 삼았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제휴 회사 일부가 불참하자 맥이 빠졌다. 프로모스테크놀로지, 난야테크놀로지, 파워칩세미컨덕터, 윈본드, 렉스칩, 이노테라 등 대만 내 6개 메모리 업체 중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제휴관계인 난야테크놀로지, 마이크론·난야 합작사인 이노테라가 잇따라 보이콧하면서 TMC는 반쪽 회사로 전락했다. 대만 의회가 TMC에 공적자금 투입을 꺼리는 것도 돌출 변수가 됐다.
반도체 업체 간 통합 논의는 있었지만 최근처럼 거의 모든 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논의한 적은 반도체 산업 역사에 없었다. 이는 지루했던 치킨게임의 대단원이 조만간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르네사스와 NEC의 시스템LSI 사업을 합치면 연간 매출액 규모는 1조2000억엔으로 일본 내 1위 반도체 기업인 도시바를 단숨에 제치게 된다. 세계 순위에서도 미국 인텔과 한국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세계 1위 자동화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넘어 '다음 로봇' 전략을 찾다
-
2
삼성 파운드리 “올해 4분기에 흑자전환”
-
3
삼성전자,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 'AI 자율 공장' 전환
-
4
삼성전자 반도체 인재 확보 시즌 돌입…KAIST 장학금 투입 확대
-
5
시스원, 퓨리오사AI와 공공부문 총판계약 체결…2세대 NPU 시장 진출 본격화
-
6
에이수스, 고성능 모니터 신제품 4종 출시
-
7
퀄컴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공개…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팅 겨냥
-
8
LGD, 美·獨서 中 티얀마와 특허 소송전 고지 선점
-
9
한화오션 방문한 英 대사…캐나다 잠수함 사업 시너지 기대
-
10
아이티텔레콤, 美 뉴욕 자율주행 프로젝트에 V2X 장비 공급 계약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