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품·소재산업전] “환동해벨트로 더 큰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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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부품소재 환동해벨트 구축으로 더 큰 시장을 만들자.”

 모방·경쟁·분쟁 등으로 점철됐던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산업 구도가 바뀌고 있다. 상생·협력·도전을 통한 더 큰 시장 창출과 세계 경쟁력 우위 확보라는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게 됐다.

 한일 부품소재산업은 서로 상대의 멸망을 전제로 한 정면 충돌로는 얻을 것도 남을 것도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수출은 전 세계 경기 하강과 함께 지난해 11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플러스로 한 번도 올라서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수입 추세와 정확히 궤적을 같이한다. 한국이 부품소재를 1차로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팔지 않으면 절대 수출이 늘어날 수 없는 구조임이 다시 증명되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수년간 평균 20%대의 높은 증가세 탔던 일본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부품소재의 증가율도 같은 시기인 지난해 10월 마이너스로 돌아서 아직도 깊은 하락세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 수출 감소가 전체적인 부품소재의 수입감소로 이어졌고 그것은 다시 일본에서 오는 부품소재 수입분의 급감으로 이어진 구조다.

 한국 수출이 회복하지 못하면, 일본 부품소재산업의 중요한 수출 창구인 한국시장도 꽁꽁 묶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도 지난해 7월 12억4000만달러에 육박했던 일본에 대한 부품소재 수출액이 지난 3월에는 6억7000만달러로 절반 가까이 잘려 나갔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수평적인 교역관계는 아닐지라도 상호 보완적인 부품소재 무역관계에 서 있음을 정확히 보여준다. 따라서 상대의 존재는 상대 국가의 부품소재산업은 물론이고 전체 산업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1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한일부품소재 조달공급 공동전시회는 양국 부품소재산업계에 그동안 건재했던 높은 벽을 허무는 뜻깊은 출발점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일본의 미쓰비시 등 59개 부품소재업체와 우리나라의 삼성전기 등 192개 기업들이 참가해 양국 산업의 협력을 모색한다. 일방적으로 상대국에 팔겠다는 전시회도 아니고 우리 것을 무조건 사달라는 마케팅의 장도 아니다. 이번 행사는 양국 정상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기회로 한국은 일본이 갖고 있는 강점과 경쟁력을 겸허히 수용하고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 역시 그동안의 폐쇄성에서 한발 물러나 한국을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하는 열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주력산업정책관은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산업이 세계 경쟁력과 시장을 동시에 키우는 전략적 동반자로 거듭날 때”라며 “함께 열리는 국제부품소재산업전(IMAC)도 한국의 달라진 부품소재 위상을 한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