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와 대학이 계약을 맺고 설립하는 특정분야 계약학과가 대학원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대학들이 불황으로 지원자가 적어진 최고위 과정을 폐강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대학원 계약학과만큼 설치를 늘리고 있다. 대학은 기업이 요구하는 석사 교육과정을 개설해 취업률과 수익을 높이고, 기업은 잘 훈련된 졸업생을 채용하거나 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수 있어 대학원의 계약학과 설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들은 산업계와 함께 올해 들어 대학원에 계약학과를 잇따라 개설했다. ‘수료’가 아닌 석·박사 정식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이점을 앞세워 학생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다목적 카드다.
성균관대는 계약학과 분야에서 ‘전통의 강호’다. 성균관대는 삼성생명과 보험금융석사과정을 개설하기로 하고, 임직원 20∼30명을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했다. 보험·금융·경영 전문 지식은 물론이고 자격 취득을 위한 준비도 동시에 이뤄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초고층·장대교량학과를 신설해 25명을 선발한다.
이 외에도 학사과정에 있던 휴대폰학과를 석·박사 과정에도 신설했다. 삼성전자 등 직장인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선규 성균관대 교수는 “기존 건축공학 및 토목공학 분야에서 다루는 교과과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전문화, 특화된 교육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3월 경영전문대학원에 정규 석사학위 과정인 E(Executive)-MBA 과정을 처음 만들었다. 기존의 MBA 과정과는 달리 계약학과 방식이어서 학생(직장인)은 소속 기관장 추천을 받아 입학했다. 금·토요일에 서울관악캠퍼스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1년차인 120명의 학생들은 공통 필수과목을 공부하지만 내년에 기술경영·예술·문화·금융·일반 EMBA 등으로 각각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전공을 정해 특화된 수업을 받게 된다.
고려대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와 함께 각각 모바일솔루션학과, 나노반도체공학과를 대학원 과정에 설치, 운영 중이다.
김진수 서울대 교수는 “대학을 졸업해도 입사하면 재교육을 받아야 했다”며 “계약학과를 통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대학과 함께하는 산학 협력의 극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은 학부보다 대학원에 계약학과를 설치하는 것을 선호한다. 대학원 계약학과 입학생들은 재학생 정원 외로 분류돼 해당기관과 협의가 이뤄지면 빠르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교무팀은 “산업체는 실무적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고, 학교에서는 기업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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