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치즈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와인과 치즈는 그만큼 중요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치즈의 개념 설명을 했지만 이번 주에는 유명 치즈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카망베르는 나폴레옹 3세가 생전에 가장 즐겼다고 하는 최고급 치즈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카망베르 마을에서 소젖으로 3∼6주 숙성시켜 만든 이 치즈는 겉에 흰 곰팡이가 있으며 속은 아주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연성으로 버섯수프 향이 나며 고소해 초보자 입맛에 맞는다. 모든 와인과 잘 어울리며 특히 섬세한 부르고뉴 와인과 부드러운 카망베르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브리는 파리에서 불과 50㎞ 떨어진 브리 마을에서 생산되는 치즈로 ‘왕의 치즈’라는 별명이 있는데 루이16세가 처형 직전 마지막으로 먹고 싶어 했다는 일화로 유명해졌다. 브리 치즈는 흰 곰팡이 치즈의 원조며 살균하지 않은 소젖으로 만들고 숙성기간도 불과 1∼2개월로 짧다. 숙성 여부에 따라 부드러운 맛에서 자극적인 맛까지 다양하며 신맛, 톡 쏘는 맛이 나며 론지역의 허미티지나 부르고뉴 와인이나 부드러운 질감과 은은한 향 때문에 샤블리 등 화이트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로크포르는 스페인 국경과 인접해 있는 미디 피레네 지방의 오베르뉴 주변 마을에서 생산되는 이른바 블루 치즈의 원조다. 샤를마뉴 대제가 즐겨 먹었다는 이 블루치즈는 이 지방의 풀을 먹고 자라는 양의 생젖을 쓰며 마을 동굴에서 3∼6개월 숙성시키는데 이 숙성 기간 중 푸른 곰팡이가 침투해 푸른 색을 띠기 때문에 블루치즈라 불리게 됐다. 강하고 자극적인 맛의 로크포르에 어울리는 이 치즈는 의외로 달콤하고 풍요로운 맛의 소테른 지방의 디저트 와인이다.
모차렐라는 이탈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치즈며 캄파니아 지방이 주산지다. 물소 젖과 우유를 혼합해 숙성기간이 거의 없이 만든 연질 치즈다. 대부분의 피자에 가장 많이 쓰이며 ‘모차렐라와 토마토’라는 샐러드는 가장 이탈리아다운 샐러드다. 이 치즈는 겉과 속이 다 부드러우며 신선하고 우유의 맛을 느끼게 해 상큼한 화이트 와인 또는 가벼운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린다.
파르미자노 레자노는 파르마 지역의 치즈로서 젖소유로 만들고 1∼4년의 장기숙성을 한다. 갈색을 띤 황금빛의 질기고 매끄러운 껍질과 비교적 쉽게 부서지는 구조로 돼 있어서 각종 파스타에 뿌려 먹거나 그냥 먹기도 한다. 숙성기간이 길어 풍부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며 지방 함량도 낮아서 와인 안주로는 가장 적합해 풀바디의 와인과는 모두 잘 어울리는데 특히 피에몬테 지역의 바롤로, 바바레스코 등과 조화되며 아마로네와도 좋은 궁합을 이룬다.
고르곤졸라는 롬바르디나 피에몬트의 소의 전유를 써서 숙성시킨 이탈리아의 블루치즈로 2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친다. 겉은 적갈색으로 딱딱하며 속은 크림같이 부드럽고 곰팡이가 퍼져 있으나 로크포르에 비해서는 곰팡이가 적어 톡 쏘는 맛도 덜하고 입안에서의 감촉이 크림처럼 부드럽다. 각종 파스타에 많이 사용되며 풀보디의 레드와인과 잘 어울린다.
에담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치즈로서 에담이라는 작은 항구도시에서 생산되며 동그란 치즈 겉에 빨간 색상의 피막을 해 금방 눈에 띈다. 이 치즈는 젖소유로 만들며 6∼8주의 숙성을 거쳐서 치즈가 탄력이 있고 향이 매우 부드러운 호두향이 나며 탈지유를 사용하므로 지방함량이 낮아서 와인 안주로 적합하다. 시라나 산지오베제 등의 와인이 어울린다.
에멘탈은 스위스 베른의 에메강 유역에서 젖소유로 만든 치즈다. 4∼16개월의 숙성을 거치며 아이보리 색상과 달콤하면서 약간 자극적인 향이 일품인 이 치즈는 하드치즈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역사가 깊다. 치즈 내부에 이른바 ‘치즈아이’라는 구멍으로도 유명한 이 치즈는 퐁듀 요리에 많이 사용되며 와인 안주로서 그냥 먹어도 좋은데 리슬링 등 화이트 와인 또는 남불의 시라 등과 잘 어울린다.
구덕모 와인앤프랜즈 사장 www.wineandfrien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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