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도 삼성·LG가 일본기업인 줄 아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간판기업이 과거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기업보다 저평가된 국가의 품위를 높이자는 겁니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은 한국이 국가브랜드를 높여야 하는 이유를 간결하게 설명했다. 그는 국가브랜드 제고는 국가의 품위 즉 국격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한국경제는 세계 13위로 선진국에 근접했지만 사회·문화적 시스템이 경제성장을 못 따라간다. 메이드인 코리아 딱지가 기업활동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례가 아직도 있다.
어 위원장은 앞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추진할 업무 중 많은 부문이 IT와 연관돼 있다면서 IT 업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한국은 휴대폰, HDTV와 같은 첨단제품의 수출로 세계인에게 IT강국이란 이미지가 강합니다. 따라서 IT는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제고에 매우 핵심적 도구입니다.”
어 위원장은 한국이 외국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나라가 되려면 후진국에 대한 원조를 늘린다든지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든지 하는 활동을 늘려야 하는데 IT 기반의 서비스는 투자 대비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은 OECD 회원국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합니다. IT 해외봉사단을 대폭 늘려서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IT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야 합니다.”
그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도 국제마케팅을 전공으로 했기 때문에 브랜드가치의 중요성을 잘 안다. 이런 측면에서 국가 대표 슬로건도 새롭게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2 월드컵 때 나온 ‘다이내믹 코리아’였는데 역동적 이미지가 오히려 불안함을 조장하는 측면도 있고 관광공사에서 만든 ‘스파클링 코리아’도 말레이지아와 같은 경쟁국가의 슬로건과 비교해 참신한 맛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호감도를 조사해 한국의 진보한 이미지를 나타내는 대표 슬로건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한다. 국가브랜드 위원회가 해야 할 모든 일은 온라인 소통을 기본으로 하며 디지털로 세계와 소통하는 대한민국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어 위원장은 특히 외신보도에 과격한 시위 모습으로 국가 이미지가 훼손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앞으로 한국의 e러닝과 같은 첨단 문화콘텐츠를 개도국에 보내서 한국인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도 떳떳하게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이름을 달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덧붙여서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 위원장은 또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할 일 중에서 유망 중소기업의 수출확대를 위해 통해서 세계 1위의 우수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명품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는 국가브랜드가 높아야 외국사람들이 한국에 많이 오고 한국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한국인이 지구촌에서 더 사랑을 받는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