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산책] 댄스컬 `15분 2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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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예술단이 만든 댄스뮤지컬 ‘15분 23초’가 오는 4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지난해 8월 극장용에서의 초연 당시 서울예술단만의 독특한 구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당시의 크리에이티브팀이 다시 뭉쳐 열정적인 팀워크를 발휘, 더욱 세련된 ‘댄스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과 댄스를 결합한 ‘15분 23초’는 2007년 ‘장르의 고정화’를 거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국내 첫 댄스뮤지컬 ‘오르페오’를 내놓은 서울예술단의 두 번째 하이브리드 장르다. 당시 ‘오르페오’가 ‘순수 무용이 대중과 소통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었다면, ‘15분 23초’는 백스테이지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대중적 재미는 물론이고 수준 높은 무용과 노래로 한층 전문화된 복합장르의 진수를 선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1992년 공연 리허설 중 겪었던 서울예술단의 실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지난 1992년 서울예술단의 ‘꿈꾸는 철마’(11월 19∼22일, 국립극장 대극장) 공연 하루 전, 리허설 진행 중 실제로 무대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사진 무대가 전차로 제작된 소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20여명의 배우가 다쳤다. 당시 부상당한 배우들은 깁스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에서는 10년 전 무대사고로 부상당한 승희가 부상을 숨기고 무대에 올랐다가 더 이상 춤을 출 수 없게 됐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단순한 재공연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이 작품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수차례 객관적인 작품분석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무대, 음악, 스토리 등 공연 전반에 걸쳐 과감한 변신이 단행됐다. 8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 15분 23초는 더욱 독해졌다는 것이 일반적 평이다. 한국 최고의 안무가로 불리는 장은정(현대), 손미정(한국), 우현영(재즈)이 선사하는 세 종류의 춤도 그렇고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는 이야기, 현재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플래시백(flash back) 구조와 같은 무대에 다른 두 가지 시·공간이 공존하는 극중극은 관객의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한 명의 무용수와 또 한 명의 배우, 이렇게 두 사람이 한 캐릭터(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를 맡는다는 점은 독특하다. 관객들은 10년 전 공연 속의 주인공(무용수)과 현재 공연의 주인공(배우)을 감상하고 비교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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