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세상읽기] 밀덕에게 올해가 기대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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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밀덕(밀리터리 오타쿠)’에겐 흥분되는 시기임이 틀림없다. 이전에 볼 수 없던 대작이 쏟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실 웬만한 영화들을 섭렵한 골수 밀덕들은 어지간한 자극에는 꿈쩍도 안 하는 퍼스널리티를 가졌다. 그러나 그런 이들도 올 하반기는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 같다. 밀덕이 환호할 만한 영화가 4∼8월 집중 소개된다.

 물론 이 영화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이 봐도 무방한 작품이다. 약간의 미국 중심주의를 용인한다면 말이다. 이 점을 인정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이상 칼럼을 읽지 말라. 참고로 말하자면 2009년 밀덕 영화에 대한 소개가 이곳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지만 전자신문 독자들만을 위한 선별은 단연코 최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자 이제 한번 달려보자.

요즘 할리우드에선 없는 것이 두 개가 있다. 블록버스터 시즌이 따로 없고 정형화된 흥행 공식도 희미해졌다. 그러나 이런 말들은 밀덕 앞에선 무색해진다. 밀덕을 공격하는 첫 번째 라인업은 오는 4월 29일 개봉하는 ‘엑스맨 탄생:울버린’과 5월 7일 선보이는 ‘스타트렉:더 비기닝’이다. 통상적인 여름 영화에 비해 한 달 이상 일찍 공개된다. 엑스맨과 스타트렉은 많이 알려졌다시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캐릭터에 대한 소개가 한 순배 돈 영화는 창조론을 고민한다. 돌연변이가 누구(엑스맨)고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스타트렉)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전쟁의 시작을 고민하는 밀덕에겐 안성맞춤인 셈이다.

여기에서 끝난다면 기념비적인 해가 되긴 힘들다. 여름엔 더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은 새로운 시리즈를 예고하는 첫 작품이다. 이 영화는 심판의 날 이후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가 기계군단 사상 초유의 전쟁을 벌이는 미래전쟁의 첫 작품이 될 예정이다. 특히 터미네이터가 등장하지 않는 터미네이터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영화는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T 101이 아직 개발되기 전 지구를 그린다.

밀덕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피와 살이 튀는 육박전이 최고다. 이런 점에서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G.I 조’는 탁월하다. 오는 8월 개봉되는 이 영화는 최근 조사에서 밀덕들이 가장 기대하는 작품으로 당당히 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차세대 최신 군용 장비로 무장한 군인과 스파이가 온갖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싸우는 모습은 올해 소개되는 영화 중 최고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리즈가 지난 1964년 첫선을 보였고 지금까지 150여편이 넘는 만화를 만들어낸만큼 G.I조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작품을 빼고 나면 서운할 것 같다. 밀덕의 계보를 잇는 마지막 영화는 ‘트랜스포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아직 이 작품에 대해선 정확히 공개된 것이 없다. 현재로선 7∼8월 여름에 개봉된다는 것과 1편과 비슷한 스토리라는 것이 전부다. 전편에서 큐브를 획득하는 데 실패한 디셉티콘은 다시 샘 윗위키(샤이아 라보프)를 쫓아오고 다른 오토봇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힘쓴다. 그러나 제작진은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맥거핀(미끼)은 잊지 않았다. 오리지널 만화에서 인기가 높았던 ‘알시’ 등 새로운 트랜스포머뿐만 아니라 인간 캐릭터도 다양하게 등장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이 정도면 우리가 영화를 기다리는 이유가 분명치 않은가!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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