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하이패스서비스 `빨간불`

 오는 25일 하이패스 후불서비스가 예정됐지만 단말기와 정산시스템에 에러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도로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존 선불형 하이패스 단말기에 최근 발급되기 시작한 후불 신용카드를 그대로 사용하면 각종 에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빠른 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가면 정산이 안 되는 문제까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내 8개 전 신용카드사와 함께 후불신용카드로 통행료를 지급하는 시스템 개발을 완료, 오는 25일 후불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운전자는 새 후불신용카드(하이패스카드)만 발급받으면 되며 사용 중인 기존 선불형 단말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최근 기존 단말기를 대상으로 후불신용카드 사용 상황을 직접 테스트한 결과, 일부 기기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에 참여한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60여종의 단말기를 대상으로 여러 조건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일부 단말기는 정산이 안 되고 금액 표시에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도로공사 측은 해당 단말기 업체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요구했지만 이미 팔린 단말기를 모두 수거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발된 단말기는 선불서비스를 위한 것으로 현재 후불제 카드 인증단말기는 시중에 한 대도 없다”며 “후불형 서비스에 대한 도로공사의 인증 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오류의 원인이 카드, 시스템, 단말기 중 어디인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측도 후불신용카드를 일부 기존 단말기에 넣으면 잔액표시가 ‘90만원’으로 표기되는 오류가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표시상의 문제일 뿐이며 정산상의 오류가 없어 서비스는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후불서비스는 하이패스 이용률을 대폭 늘리는 기폭제는 맞지만 도로공사가 서비스를 너무 서두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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