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기기] 디지털 복합기-‘소모품이 소모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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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과 IT가 발전하면서 많은 미래학자들은 ‘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즉, 종이의 시대가 끝나고 모든 게 디지털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세기를 맞은 지금 이 예측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종이 대신 파일과 메일로 정보를 교환하기는 하지만 각 개인이 만들어내는 문서의 양은 수십배 증가했다. 단편적인 예로 전문가들은 세계 출력시장이 오는 2010년까지 53조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내 제지회사의 복사용지 소비량 집계 데이터도 2009년 현재 300여톤에 달한다.

 종이 시장 확대는 사무기기 업체에도 호황을 불러왔다. 토너·잉크 등 소모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소모품 시장 규모가 2007년 560억달러에서 2012년 630억달러까지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가장 성장성이 높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 규모보다 더 크다.

 이처럼 소모품 시장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프린팅 업계에는 소모품이 더는 소모품이 아니게 됐다. 점점 확대되는 소모품 시장에 기대를 걸고 지속적인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인쇄 품질에서 한층 나아진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 및 저전력 등 소모품에도 기술이 집약되고 있다. HP의 컬러스피어 토너는 기존 HP 컬러토너에 비해 컬러 범위가 39% 확대됐고 광택도 117% 강화돼 인쇄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

 마케팅도 달라졌다. HP는 다양한 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후지제록스프린터스 등은 저발열·무독성 토너를 개발하는 등 ‘그린’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 기술 중 친환경적 측면이 있는 것은 부각시켜 ‘그린 이미지’ 를 입혀 적극 홍보하고 있다.

 소모품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재생잉크 등 이슈는 여전하다. 잉크카트리지 시장은 지난해 프린터·복합기 전체 시장(2007년 기준 737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2475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값싼 재생잉크가 시장을 파고들면서 잉크카트리지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잠식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가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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