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캠퍼스](중)기업 뺨치는 해외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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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대학기술지주회사는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산학협력 활성화를 유도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해외 유수 대학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학에서 창출한 우수한 연구성과와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벤처창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입을 추구하는 ‘기업가적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으로 변화를 모색해 왔다. 대학·연구소가 기업의 산실이 되고 있는 해외 주요대학 산학협력 현황과 기술지주회사를 들여다본다.

◇미국, 대학기술이전조직(TLO)이 핵심=미국의 산학협력 1세대인 스탠퍼드 대학을 기반으로 한 실리콘밸리 등은 대학이 보유한 신기술을 대학 내의 조직을 통해 민간기업에 이전해 산학클러스터를 조성한 형태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소에서 출발한 SRI 인터내셔널은 연구개발, 기술이전, 창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조직으로 일종의 지주회사다. 현재 수입은 4억달러를 육박하고 있으며, 20개 이상의 창업기업(spin-off)을 보유하고 있다. 일리노이 대학의 일리노이 벤처스 역시 대학이 직접 설립하고 출자를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약 300억원의 펀드를 통해 창업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정경호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산학협력 기반을 갓 구축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기업가적 대학이 보편화되어 있다”며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보유한 핵심기술의 상업화를 촉진해 90년대 말 찾아온 재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지적재산입국을 목표로 새출발=90년대 이후 일본은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대학이 창출해낸 신기술을 신속히 상업화해 정보통신(IT), 생명과학(BT) 부문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구축하고자 했다. ‘2010년 세계 제일의 지적재산입국’ 슬로건을 발표하고 대학이 지적재산의 원류가 될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동경대학 기술이전기관인 캬스티(CASTI)는 모든 이공계 학부의 연구성과를 취급하고 있다. 주식회사 형태로 출자금은 2000만엔이며, 기술이전에 따른 수입금도 해마다 늘어 지난 해 30억3000여만엔을 기록했다.

 윤경희 한양대 교수는 “대학도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해야 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지적재산권 제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한국형 모델=중국칭화대학은 ‘기술지주회사-자회사’의 모델의 시초로, 한국 대학기술지주회사의 벤치마크 대상이 됐다. 이공대 중심인 칭화대는 대학내 과학기술개발부라는 기술이전 조직을 만들고 국내외 1000개 이상의 기업과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주회사격인 칭화대학집단공사는 40여 개의 크고 작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대표 자회사인 칭화동방은 서버,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칭화대는 전체 이윤 중 90% 이상을 기업 운영에서 얻고 있을 정도로 지주회사 운영이 활발하다.

 손영욱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 사무국장은 “이미 미국, 중국, 독일 등은 산학관 협력을 통한 혁신활동이 국가경제 발전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