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디자인 스토리] 개인주문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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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customization)에 대한 논의가 많다. 기존 소량 주문생산을 뛰어 넘어 개인 주문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개인이 원하는 기능이나 스타일을 주문해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제품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익성이나 제조상의 어려움 때문에 패션 관련 사업 등 일부 제한적인 분야 외에 아직까지는 아주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격과 품질에서 현실적으로 쉽게 적용 가능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관광지에서 판매되는 기념품에서 그 초보적인 형태를 볼 수 있다. 사진을 찍은 후 출력해 토산물로 꾸며진 액자에 넣거나 방석에 인쇄해 판매하는 기념품은 관광객의 개인적 추억을 담아 주는 일종의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인 것이다. 요즘에는 입체스캐너와 입체프린터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졌다. 이런 기기를 이용한 기념품 사업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2008년 봄, 스콧 클링커 미국 크랜부룩 디자인스쿨의 교수가 재미있는 제품 컨셉트를 소개했다. 입체스캐너와 프린터를 합쳐서 기념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인데 3D입체 스캐너로 고객의 입체이미지를 스캔하고 즉석에서 입체프린터로 조형물을 제작해 기념품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이것의 장점은 마치 즉석 사진 부스에서 기념사진을 찍듯 원하는 이미지를 입체로 표현해 사실적인 조각처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실제 고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서 관광지 배경과 조합해 만들 수도 있지만, 다양하게 변형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조형물을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이 기술적인 가능성을 활용한다면 미래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단순한 기념품의 차원을 넘어 실제 제품의 생산에도 활용이 가능해지게 된다.

 예를 들자면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을 특정한 기본 구조로 제공하고,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서 즉석에서 외형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존의 다양한 샘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더욱 창의적인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다. 귀금속을 판매하는 보석상에서는 다양한 패턴을 선택해서 즉석에서 디자인을 조합할 수도 있고, 고객의 이미지를 스캔해서 제작한 개인적인 장식품을 만들 수도 있다.

 감성이 중요한 시대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이런 방법들은 앞으로 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비자에게 새로운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춘 삼성디자인학교(SADI) 제품디자인학과 교수 sadiric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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