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 독자개발 전통 깼다

 인텔이 이례적으로 외부 업체와 함께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다. 인텔은 그동안 기술 유출을 우려해 독자 설계, 독자 생산을 고수해온 업체다.

 인텔은 2일(현지시각) 대만 TSMC와 함께 ‘아톰(Atom)’ 기술을 기초로 중앙처리장치(CPU)를 공동 개발 및 생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이며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파운드리란 반도체 업계 용어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받아 생산, 공급해주는 곳을 뜻한다.

 구체적인 개발 계획 및 생산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사는 현재 넷북에 주로 쓰이는 아톰 CPU를 여러 종류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특히 휴대폰, 카메라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용 아톰 CPU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측은 “떠오르는 모바일 CPU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보안을 중시해온 인텔이 TSMC와 이례적인 제휴를 맺은 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해온 TSMC의 제조 기술을 활용해 생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CPU를 보다 저렴하고 빨리 만들어 내겠다는 뜻이다.

 레이몬드제임스의 한스 모지스만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며 “TSMC를 선택한 건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인텔이 가전과 모바일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혼자 힘으론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TSMC와의 이번 제휴를 아웃소싱 확대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인텔은 아톰의 핵심 기술을 TSMC에 이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또 양사는 공동 개발하는 반도체에 대한 비밀 등도 누설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인텔 측은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