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3월 개원한 광주과학기술원(GIST·원장 선우중호)은 석·박사 과정의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출발했다.
초창기부터 첨단 과학기술 분야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신소재·기전·환경·생명과학 등 5대 분야에 연구 역량을 집중했다. 소수정예주의로 고급인력 양성에 주력해왔다. 1997년 첫 졸업생(석사) 이후 지금까지 석사 1937명, 박사 444명 등 총 2381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GIST는 비록 다른 대학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짧은 기간에 국내 정상급 대학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2007년도 교수 1인당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 수는 5.27편으로 국내 대학 중 최정상에 올랐다. 전임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도 5억5000만여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 수행 중인 100억원이 넘는 중장기 대형 연구개발(R&D)과제만 9개에 달하는 등 교수들의 연구력은 타 대학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비단 교수뿐만 아니다. 지난 2000년 처음 배출한 박사는 올해까지 9년 연속 SCI 등재 논문이 1인당 평균 6편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개원 이후부터 줄곧 모든 교과목을 100% 영어로 강의하고 박사 논문은 해외인증제도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전략으로 매진해온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총 820여건의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지난해 국내 대학 중에 두 번째로 많은 17억800만원의 기술이전료 수익을 올렸다. 연구결과물의 산업화를 선도하는 셈이다.
GIST는 오는 2010학년도부터 학부를 신설하는 등 제2의 도약준비에 한창이다. 이미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탁월한 연구력에 대학의 교육기능을 강화해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대나 매사추세츠공대 같은 세계적인 연구중심의 이공계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학부과정은 교수 40명에 학생 400명 정원으로, 학생 10명당 교수 1명 수준으로 운영된다. 1·2학년 자유전공기간에는 기초과학기술 분야와 인문사회 및 예술 분야 등을 폭넓게 공부한 뒤 3·4학년 때부터 자신이 결정한 전공트랙에서 교육을 받는다. 올 하반기에 특별전형 중심으로 전공을 구분하지 않고 100명의 학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러한 GIST 학부과정이 생김으로써 광주·전남지역 과학기술 인재의 역외유출 방지와 함께 광주시가 추진해 온 연구개발(R&D) 특구 지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우중호 원장은 “GIST의 숙원이었던 학부를 설립함으로써 세계적인 명문대학이자 연구·교육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교육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GIST가 반드시 실현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사진설명:올해로 개원 14주년을 맞는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실에서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연구·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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