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글로벌 스타를 향해](5-1부) ④모바일 SW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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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9’. 이곳에서 노키아는 오는 5월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오비(Ovi) 스토어를 열 계획을 밝혔다. 노키아는 이를 위해 프랑스 1위 이동통신사인 오렌지와 손을 잡았다.

 ‘앱스토어’를 앞세운 애플과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모바일 시장까지 넘보는 구글이 경쟁하고 있는 모바일SW 주도권 전쟁에 휴대폰 제조사와 거대 이통사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동시에 세계 모바일 시장의 무게 중심이 기기의 기능과 디자인에서 SW와 서비스로 넘어오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모바일SW는 휴대폰·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무선인터넷 접속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SW 전체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의 확대와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의 다변화는 모바일SW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07년 1790만달러(약 255억원)에 이르던 모바일SW 시장이 2013년에는 6730만달러(약 961억원)까지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SW 기업 탄생이 예고되는 부분이다.

 ◇장밋빛 전망 속 한국은 잿빛=모바일SW 시장의 미래를 밝게 점치지만 이동통신 강국인 한국의 모바일SW 시장 현황은 어둡기만 하다. 모바일SW 사업을 하고 있는 코스닥 등록업체 16곳 중 4곳만이 2008년에 이익을 냈다. 이 중 3∼4업체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 안팎에서 사업의 존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세계 모바일SW 시장의 급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16개 기업의 매출 총액은 2007년에 비해 3.8% 성장에 그쳤다.

 최근 들어 모바일SW 플랫폼으로 중요성을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OS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입지는 좁기만 하다. 모바일OS 시장은 노키아가 주도하는 심비안, MS의 윈도 모바일,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OHA, 리모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우리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OS 심비안에 일부 지분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미한 실정이다.

 ◇대기업 하도급 구조, 토양을 해쳤다=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하던 모바일SW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이동통신사 편중의 사업구조를 꼽고 있다.

 한국SW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SW를 포함한 모바일솔루션 시장 매출의 42%가 이동통신사에 의존하고 있다. 단말제조사와 콘텐츠업계 비중도 각가 26%, 25%지만 콘텐츠 업계 역시 이동통신사에 종속된 부분을 고려하면 모바일SW의 이통사 의존도는 더욱 높은 것이 현실이다.

 편중된 사업 의존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계약 체결 방식이다. 국내 대부분 모바일SW 업체는 이통사가 원하는 요소만을 개발해 납품하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때 다른 이통사를 통한 판매도 없고, 라이선스 사용료를 받을 수 없어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어렵다. 외국계 모바일SW 기업이 자신의 제품을 라이선스 사용료를 받고 파는 방식과 대비된다.

 한국SW진흥원 측은 “이 같은 구조는 일정 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켜 업계가 성장하는 토대가 됐지만 창의적인 독자 솔루션 개발을 저해하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게 해 업계 경쟁력을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도 위험요소다. 어도비시스템스, 액세스와 같은 외국계 모바일SW 업체는 최근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검증된 기술력과 제품 품질을 무기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국산 모바일SW 업계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으로 활로 모색=이 같은 총체적인 난국에도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강소 업체들의 행보는 앞으로 모바일SW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바를 시사한다.

 인프라웨어(대표 강관희)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특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휴대폰 브라우저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교세라의 세계 4대 휴대폰 업체에 브라우저를 공급 중이며 미주시장은 AT&T, 버라이존, 스프린트의 3대 통신사에 모두 수출하고 있다.

 유엔젤(대표 최충열) 역시 해외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았다. 음성 및 데이터 기반의 통신솔루션과 데이터 서비스 개발 및 공급을 주로하는 이 회사는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내수의 1.5배 이상이다. 최근 동남아 이통시장 성장에 따라 2009년에는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응규 유소프테이션 사장은 “국내 모바일 솔루션기업들이 세계적인 이노베이터에 손꼽히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모바일SW는 글로벌 SW 스타로서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통사업자 및 단말기 제조업체가 모바일SW 기업을 단순히 용역기업이 아니라 함께하는 파트너로 인정하고 용역개발 및 기술지원 방식으로 진행되는 계약 관행 탈피는 글로벌 모바일SW 기업 육성을 위한 필수 과제다.

 로열티와 라이선싱 수입을 기반으로 할 때 모바일SW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새롭고 품질 좋은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차영묵 모비더스 사장은 “라이선스를 인정해 줄 때 인기를 얻은 좋은 솔루션이 더욱 성장하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향후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서 차츰 수익 구조가 양분화되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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